one day one me, 직장 내 괴롭힘, 여전한 분노
9월 5일 오늘 하루를 한 단어로 요약하기
여전한 분노
하루를 긍정에너지로 보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
24시간을 망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다.
오늘은 좋은 일이 일어나기를.
아니다.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아도 괜찮으니 부디 무사무탈하기를.
매일 바라고 또 바라며 출근을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직장 건물의 문을 열기까지
나만의 루틴이 있다.
하루를 건강하게 보내고 싶다는 의지다.
그러나 그 의지가 단번에 꺾이는 일도 있다.
나는 2023년 직장 내 괴롭힘으로 무척 끔찍한 한 해를 보냈다.
한 두 명 이상한 직장 동료가 있었던 적은 있었다.
그 사람만 잘 피하면 괜찮았다.
나머지 다수는 갈등 없이 서로를 격려하며 무난하게 일할 수 있는 사이었다.
그러나 그 해는 아니었다.
다수가 이상했다. 덩어리로 비상식적이었다.
선을 넘는 말과 행동이 여러 번 반복되자
견딜 수가 없었고 나는 결국 병을 얻었다.
끔찍한 2023년이 끝나고도 그 후유증은 여전했다.
2025년이 된 지금까지도 나는 그 당시의 일을 기억하면
분노에 휩싸인다. 이런 내가 지겨울 정도다.
당시는 몸도 마음도 마음이 많이 약해져 무작정 피하기만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사람들이 우연히 지나칠 때
굳이 고개를 숙일 필요 없이 걸을 수 있다.
그러나 인상관리가 되지 않는다. 불쾌한 그 감정이 나를 지배한다.
9월 5일이 그랬다.
건물의 문을 열기도 전에 주차장에서
그들 중 한 명을 마주쳤다.
내가 괴로울 땐 모른척하던 방관자. 뒤에서 수군대던 더러운 입을 가진 무식자.
주동자와 한 편이었던 권력형 인간. 성인지 감수성도 없고 공감능력도 없고 자기잇속만 챙기는 종족.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나에게 여전히 인사를 시도했다.
모른척하고, 인상을 쓰고 지나가는 줄도 모르는 눈치도 없는 XX.
물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그냥 인상을 쓰고 지나갔을 뿐. 그뿐이었다.
지금은 업무로 엮여 있지 않기 때문에 마주칠 일이 거의 없는데
그날처럼,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며 이미지 좋은 척 접근하는 나쁜 인간들을 만나면
하루 종일 마음이 산만해지고 불쾌해진다.
여전한 분노
그 분노를 짓밟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아니면
그 분노를 무시하고 내 갈 길 가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이해는 이, 눈에는 눈으로 어떻게든 그들이 가는 길을 방해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행동하기 어렵다.
현실살이가 드라마와 웹툰처럼 주인공 위주로 돌아가지 않으니까.
굳이 앞으로 볼 일 없으면
무시하고 내 갈 길 가면 되는데 그게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피해자는 이렇게 몇 년이고 고통받고 힘든데 가해자는 왜 아무렇지 않게 사는 걸까.
그 죄는 누가 벌해줄까. 내 손에 피 안 묻히고 싶은데. 근데 왜 그들은 잘 살지?
여전한 분노와 억울함이 나를 감쌌던 날이다.
물론 주말 동안 그 감정을 잘 씻겨내고 다시 마음을 다잡았지만
이 날은 너무 힘들었다.
여전하다.
악한 사람들은
남을 괴롭히는 사람들은
남에게 피눈물 흘리게 하는 사람들은
누가 벌해줄까. 벌은 받을까.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직도 답을 찾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