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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D-115> 방바닥 청소

one day one me, 방바닥 청소, 청소기, 집안살림

by 산책이

9월 7일 일요일 D-115 방바닥 청소


발바닥에 땀이 거의 나지 않는 나는

방바닥에 먼지가 쌓여도 잘 못 느낀다.

만약, 발바닥에 무언가 묻어 거슬리기 시작한 거면

진짜 바닥이 더러운 거다.


결혼 초기, 살림살이를 장만할 때

힘을 줬던 것은 무선 청소기였다.

어린 시절, 유선 청소기의 기억이 강렬해서

무선 청소기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신세계 그 자체였다.

무선청소기만 있으면 집 바닥이 항상 매끈매끈 깨끗해질 거라 믿었다.


지금은 혼자서 돌아다니는 로봇 청소기가 흔해졌지만

그 당시에는 다이슨이 대세였다.

즉, 선은 없지만 내가 손을 써서 밀고 다녀야 하는 청소기가 가장 혁신적이었다고 해야 할까.


다이슨을 처음 집에 들여놨을 때 너무 기뻤다.

얼마든지 청소기를 밀고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바닥 청소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기기가 너무 무거웠다.

그러다 보니

청소기를 들고 돌아다니는 일이 귀찮기 시작했다.


그러다 저렴한 로봇 청소기를 새로 들여놨지만

배터리를 몇 번 갈고

청소기가 집안 구석에 갇혀 삐삐- 소리를 내는 통에

점점 사용을 하지 않게 됐다.


지금 나오는 로봇 청소기는 무척 똑똑해져서

유연하게 움직인다고 들었다. 심지어

청소가 끝나면 알아서 자기 집으로 돌아간다고 하니

대단하다. 얼마나 영리해졌는지

궁금하지만 아직 구입할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아직 너무 비싸다.

단가가 더 떨어지면 그때 구입할 것 같다.


아무튼 새 살림살이 청소기와의 허니문 시즌이 지나가니

바닥 청소에 무신경하기 시작했다.

발바닥이 불편하지 않으면 머리카락이 쌓여도 모른 척

먼지가 조금 있어도 그러려니 하며 버텼다.


주말이 되면 평일에 미뤄뒀던 청소를 해야 하는데

더 급한 세탁과 건조, 주방과 화장실에 집중하다 보니

바닥에 소홀해졌다.


그러다 이 미션을 만났다.

책상에 앉아서 해야 할 일이 생기면 오히려

다른 일에 관심이 생긴다.

일요일이 딱 그랬다.


책상 앞에 집중도 안되는데 청소라도 하자 하는 마음으로

바닥 청소를 위해

오랜만에 다이슨을 충전함에서 꺼냈다.

여전히 무거웠지만 뭐 이 정도야.

빠르게 먼지를 흡입하기 위해 max로 기능을 설정한 다음

안방, 거실, 주방에 있는 먼지들을 빨아들이며 집안 곳곳을 돌아다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바닥에 놓인 큰 물건들을 제자리에 정리하게 됐다.


10년 가까이 살림살이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지런히 규칙적으로 청소하는 일은 버겁다.

조금이라도 정신이 산만해지고 흐트러지는 날이면 정리는 뒷전이 된다.


피곤함이 엄습해서 하루 그냥 넘어가버리면

집은 무서운 속도로 더러워진다.


그래서 chat gpt에게 집안 청소를 할 수 있도록

미션을 중간중간 넣어달라고 했는데

나름 얘도 생각이 있는 건지

평일보다 주말에 청소 미션을 내준다.

신기하다. 진짜 똑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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