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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돌봄> 환기해요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DAY23, 1인칭마음챙김 #창문열기 #환기하기

by 산책이

배에 가스가 차면 꾸르륵 소리가 난다.

방귀를 시원하게 뀌지 못하는 상황이면 굉장히 갑갑해진다.

장에서부터 시작된 꾸르륵 이 엉덩이 문을 열고 '뽕' 소리를 낼까 봐

식은땀이 흐를 때도 있다.


집에 먼지가 차면 공기청정기 위에서 위잉-하고 소리가 난다.

팬이 정신없이 돌아간다. 그 소리에 맞춰 내 멘탈도 오르락내리락하다

울컥하다 눈물이 찔끔 나온다.


여름에는 덥다고, 겨울에는 춥다고

봄과 가을에는 미세먼지 많다는 핑계로 창문을 꼭꼭 잠갔다.

집안에 갇힌 공기가 부유한다.


신발장에선 차례대로 나온 신발들이 짝꿍과 줄지어 앉지 못하고

휘딱 뒤집혀 있다.

주방에선 설거지 거리가 한가득 싱크대에 쌓여 있고

드레스룸엔 옷무덤에 방의 형태가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때, 집안에 화재경보기처럼

경고음이 울렸으면 좋겠다.


"위험! 위험! 문 열어요! 문!"


집안의 공기부터 빼낼고.

바깥의 공기를 주입하라고.

동시에 머릿속도 같이 환기하라고.


신발장에 묻혀 있던

주방에 붙어 있던

드레스룸에 쌓여 있던

부유하던 공기들이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창문에 붙어있던

바람결에 불어오는 공기들이

집안에 들어올 수 있도록


환기가 필요하다.


배에 가스가 찼을 때 뽕뽕뽕하고 밖으로 가스를 밖으로 배출하듯

환기를 할 때도 소리가 났으면 좋겠다.

안-녕, 안녕-


머릿속에서도 환기가 일어나

산뜻한 바람이 뇌에 불었으면 좋겠다.

시원하게 부는 바람에

집안일도 정리하고

내 마음도 정리하면 좋겠다.


지금 내 머릿속은 경보기가 울리기 직전일까?

아니면 이미 울리고 있을까?


겨울바람, 시원한 바람에

내 머릿속 미세먼지와 가스도 이참에 싹- 하고 날아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집안 창문들을 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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