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17-같은 엄마, 다른 엄마(짧은 에세이적 소설) #엄마표볶음밥
수능공부를 다시 할 때다.
학교 다닐 때는 급식을 먹었지만 다시 공부를 할 땐
엄마의 도시락을 받아먹었다.
급식을 먹으며 학교를 다닌 세대라,
매일 엄마표 도시락을 먹는 건, 낯설면서도 익숙한 일이었다.
나는 밥 먹을 시간을 아끼고 싶었다.
숟가락 한 번, 젓가락 한 번 움직이는 시간도 아까웠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숟가락 하나로만 먹을 수 있는
볶음밥을 매일 해달라고 엄마에게 부탁했다.
엄마는 반찬걱정 할 일 없고
나는 편하고 빠르게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따뜻한 보온 도시락 뚜껑을 열면
하루는 고소한 참기름 향이,
다른 하루는 들기름 향이 났다.
매일 먹어도 지겹지 않았다.
새벽마다 떡집의 김이 올라올 때
빵집에서 오븐에 구워지는 빵냄새가 새어 나올 때
엄마는 나를 위한 밥을 볶았다.
배부르지 않게
그러나 등허리 따듯하게
공부에 집중하라는
엄마의 사랑이었겠지.
나는 아직도 엄마표 볶음밥을 사랑한다.
여전히 맛있다.
그 볶음밥으로 나는
다시 대학을 갔고
지금 어엿하게 직장생활을 하며
사회의 어른으로 나와있다.
내 영혼의 음식 중 하나는
그때 매일 먹었던 엄마표 볶음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