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 억제력을 위해 동해에서 작전중이라는 미국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호의 항해 모습을 TV 뉴스에서 보았다. 전에 샌디에이고 에 갔을 때인데 하늘을 울리는 천둥소리와 함께 커다란 섬 하나가 서서히 항구 쪽으로 다가오는것 같아 보였고 그 크기는 어마어마했기에 멀리서 보는데도 그 위용은 대단했다. 알고 보니 항공모함이 작전을 마치고 귀항하는 축포소리라고 했다. 어제 화면에서 본 핵추진 항공모함 레이건호를 따르는 전단의 구축함이나 순양함 등도 대단히 큰 배인데도 물에서 어미 오리를 따르는 새끼 들과 같아 귀엽게 보일 정도이니 이함대의 위력은 상상만으로도 상대에게 엄청난 위압감을 주리라 생각되었다. 이런 큰 배를 또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산토리니 앞바다에 정박하고 있는 유람선들을 위에서 내려다 보았을 땐 아 크긴 크구나 하고 별 감흥을 못 느꼈지만 전에 베네치아에 갔을 때 산마르코 광장 근처에 있을 때인데 입이 딱 벌어질 정도 크기의 빌딩 같은 유람선이 좁은 수로를 헤집고 들어 오는 것이 보였고 그 크기에 놀라 있는 나에게 배 위에서 나를 향해 손을 흔드는 것 같은 수많은 사람들은 나를 더욱 흥분하게 만들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지금까지 보트 그런 거 말고 통통배 같은걸 몇 번 타봤는데 한 번은 어릴 때 군인가족 쌀 배급 타러 진해에서 마산 갈 때 타봤고 또 한 번은 학교 때 친구들 셋과 한라산을 가려고 부산서 제주도 가는 작은 여객선을 탔었는데 배 바닥에는 다다미가 깔려 있었고 기둥에는 멀미 대비용 깡통들이 매달려 있던 기억이 난다. 하여간에 친구들은 제주도에 도착한 후에도 장시간의 뱃멀미 후유증으로 이틀 정도는 제대로 먹지도 못할 만큼 힘들어했는데 나만 멀미를 안 한 것이 신통하기도 했던 적이 있다. 그리고 오래전 친구 덕분에 진도에서 배를 타고 관매도란 곳을 가족끼리 여행한 적이 있는데 어선들만 머무는 작은 섬 같았던 그곳은 주상절리 라고 하던가 하여튼 그림 같은 절경의 아름다움은 지금까지 그 기억이 생생하다. 그러나 나는 지금까지도 크루즈 여행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이유 중 하나는 오래전에 본 타이타닉 영화가 내게 준 충격이라고 할까. 항공 사고는 빠른 시간에 모든 게 끝날수 있지만 해상 사고는 그 과정이 너무 힘들 것만 같다는 생각 때문일 수도 있다. 지금도 그 배경 음악과 함께 떠오르는 영화의 애절하고 아름다운 장면들은 내 기억 속에 오래 남아 있다. 그러고 보니 현해탄을 건너는 연락선부터 눈보라 휘날리는 흥남 부두에서 남쪽으로 가는 배를 타려고 밀려드는 피난민 등 그런 장면을 떠올릴 때면 배는 늘 사랑과 이별 , 죽음 등 수많은 사연들과 연관되어 있었고 그래서 항구라는 말 만들어도 가슴 찡하고 애틋한 느낌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그럴까! 유독 우리는 공항보다는 항구에 관한 노래가 많은 것 같고 일본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여자를 울리고 떠나는 마도로스 그리고 떠난 사람을 생각하며 눈물짓는 여인 , 뭐 대강 그런 류의 노래들이 대부분 아닌가 싶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런 낭만적인 생각만에 젖어 있을 수 없는 게 멀고 먼 남미나 아프리카 근처 바다까지 가서 조업을 하는 수많은 우리나라 원양어선단, 한번 나가면 일 년씩 조업하게 되는 선원들의 힘든 일상을 알게 된 후 먼곳에서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선원들을 생각하면 내마음도 짠해지는걸 느낄수 있었다.늘 그들의 행복한 삶과 무사 안녕을 기원한다.
떠나가는 배: 양 중해 작사 변훈 작곡
*저 푸른 물결 외치는 거센 바다로 떠나는 배, 내 영원히 잊지 못할 님 실은 저 배는 야속하리
날 바닷가에 홀로 남겨두고 기어이 가고야 마느냐.
*저 수평선을 향해 떠나가는 배 설운 이별 임떠난 바닷가를 넋없이 거닐어 미친 듯이 울부짖는 고동소리 임이여 기어이 가고야 마느냐.
"오래전 회식 자리에서 미국 사는 선배가 불러 감명받았던 노래였고 박목월 시인의 애틋한 사연이 담긴 내용이 기억나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