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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일권 Feb 07. 2023

오빠 생각

고래가 사는 세상

전에는 부부간의 호칭을 임자부터 여보 자기 아니면 나처럼 마누라 이름이나 내가 붙인 별명을 부르는데 요즘 젊은 부부들은 언제부턴가 자기 남편을 오빠라고 부르는 게 공식화된 것 같다. 노래 가사에 나오는 "오빠 나만 바라봐, 이제 나를 가져봐"이런 걸 보면 남자 친구 호칭도 오빠라고 부르는가 보다. 며느리도 오빠라고 하기에 처음엔 느낌이 이상했는데 모두들 그러는 걸 보며 이젠 익숙해지는 거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 호칭이 서먹한 건 사실이다. 거기다 요즘 유튜브에서 떴다는 노래'오빠 오빠 오빠 돈 많아, 나 비싸 어쩌고 이런 거 보며 오빠라는 단어가 너무 남용된다는 생각에 앞으로 진짜 오빠는 오라버니라고 불러야만 될 것 같았다. 서울 가신 오빠가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는 그 오빠가 진짜 오빠인데 라는 생각을 하며 임자니 내자, 서방님 낭군 등 별별 옛날 호칭등이 마구 떠올랐다. 나도 집사람에게 오빠 다녀올게 라는말 한번 했는데 마누라 왈 이 사람 망령 났다며 낄낄 대더니 싫지는 않은 표정이기에 가끔 써먹고 있긴 하지만 나도 남사스러운 건 건 매한가지다.  부부란 서로를 존중하고 존경하며 살아야 한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인데 큰소리로 상대를 야 ~너라고 부르는 부부들을 볼 때면 썩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님이라는 글자에 점하나를 찍으면 남이 된다는 노래가사처럼 쉽게 헤어지는 부부들을 보며 작은 바람에도 쉽게 흔들리는 얇은 유리창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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