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사는 세상
전에는 부부간의 호칭을 임자부터 여보 자기 아니면 나처럼 마누라 이름이나 내가 붙인 별명을 부르는데 요즘 젊은 부부들은 언제부턴가 자기 남편을 오빠라고 부르는 게 공식화된 것 같다. 노래 가사에 나오는 "오빠 나만 바라봐, 이제 나를 가져봐"이런 걸 보면 남자 친구 호칭도 오빠라고 부르는가 보다. 며느리도 오빠라고 하기에 처음엔 느낌이 이상했는데 모두들 그러는 걸 보며 이젠 익숙해지는 거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 호칭이 서먹한 건 사실이다. 거기다 요즘 유튜브에서 떴다는 노래'오빠 오빠 오빠 돈 많아, 나 비싸 어쩌고 이런 거 보며 오빠라는 단어가 너무 남용된다는 생각에 앞으로 진짜 오빠는 오라버니라고 불러야만 될 것 같았다. 서울 가신 오빠가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는 그 오빠가 진짜 오빠인데 라는 생각을 하며 임자니 내자, 서방님 낭군 등 별별 옛날 호칭등이 마구 떠올랐다. 나도 집사람에게 오빠 다녀올게 라는말 한번 했는데 마누라 왈 이 사람 망령 났다며 낄낄 대더니 싫지는 않은 표정이기에 가끔 써먹고 있긴 하지만 나도 남사스러운 건 건 매한가지다. 부부란 서로를 존중하고 존경하며 살아야 한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인데 큰소리로 상대를 야 ~너라고 부르는 부부들을 볼 때면 썩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님이라는 글자에 점하나를 찍으면 남이 된다는 노래가사처럼 쉽게 헤어지는 부부들을 보며 작은 바람에도 쉽게 흔들리는 얇은 유리창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