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태초 세상에 내놓은 인간이 아담과 이브인데 이브가 선악과를 먹은 이후 이들은 하나님의 통제에서 벗어났던지 아니면 하나님의 장난질이 너무 심한 듯 보인다. 동성애자를 일컫는 호모나 레즈비언에 트랜스젠더 니 커밍아웃이라는 예전엔 듣도 보도 못한 용어들이 심심치 않게 들리며 매스컴에서도 당당하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걸 보면 이젠 혐오하거나 숨기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 왕의 남자라는 영화에서 본 내용처럼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옛날 궁에서도 내시나 궁녀들끼리 동성연애를 하는 경우가 많았던 모양이다. 하여간 내가 군생활을 할 때도 그런 일들이 있었지만 농담처럼 후장 딴다 라는 말로 웃어넘겼던 기억이 난다. 2000년대 초반부터인가 시작된 태국의 트랜스젠더 미인 대회에 나온 참가자들을 보면 목소리 빼고는 얼굴 몸매 어느 것 하나 진짜 여성 미인대회 못지않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는데 그걸보며 하나님도 참 무심하시지 라는 혼잣말이 나올 정도로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내가 알기로는 이태원에도 게이바가 생긴 지 꽤 된 걸로 아는데 일본은 우리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호모들이 모이는 술집골목이 신주쿠나 난바에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 언젠가 오사카에서 멋모르고 들어간 술집이 그런 집이었는데 잘생긴 친구가 바텐더를 통해 내게 술 한잔을 권하며 내가 좋다는 말을 전해 왔다. 처음엔 눈치채지 못하고 아리가도를 연발했지만 결국 내 옆자리로 옮겨 앉는 그 친구의 묘한 눈빛에 그제야 술이 확 깨며 나는 여자 친구를 좋아한다는 말을 남기고 잽싸게 그 집을 나와버렸다. 또 오래전 늦은 밤 술집에서 친한 척 수작을 부리던 어떤 친구가 결국 나를 쫓아오며 한 번만 안아달라고 질척거리던 그 녀석의 애원이 볼썽사나웠지만 그렇게 돼버린 그에게 동정심 마저 들었던 기억이 있다. 이제 동성혼을 인정하는 나라들 까지 세상의 수면 위로 떠오르는 걸 보며 이미 세상에 알려진 세계적인 유명 배우나 가수등 많은 예술인들 중에서도 동성애자들이 상당수 있었다는 사실에 나의 판단도 혼란스러운 건 사실이나 이미 기정사실화 돼 가는것이 대세이니 어느새 에이즈 때문에 혐오하고 긴장했던 시대는 잊혀 가는 듯하다. 하나님이 처음 인간을 만들었을 때 분명히 남, 여를 구분해 만드셨고 인간세상의 질서라는 게 있는데 그 벽이 허물어지고 그야말로 양성평등이 된다면 세상이 어떻게 될지 선뜻 감이 오질 않는다. 이제와 생각해 보니 어릴 적 동네에서 여자 아이들하고만 고무줄놀이를 하며 놀던 사내 녀석이 떠오르며 하나님이 인간을 만들던 그 처음처럼 돌아가는 게 맞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잠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