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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일권 Jun 20. 2023

지옥이 따로 있나요?

고래가 사는 세상

마동석 영화는 이사회를 좀먹는 악당들과의 전쟁에서 군더더기 없이 시원하게 응징해 버리는 장면에 우리는 열광하며 대리 만족을 느끼는 것 같다. 마찬가지로 20년도 더 된 판관 포청천을 어쩌다 보게 되는데 억지로 끼워 맞춘 엉성한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다음 편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도 불의와 타협 없는 포청천이 결국 마지막에는 커다란 작두로 악당들의 목을 서슴없이 쳐버리는데 대해 우리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기에 한번 보기 시작하면 보는 걸 중간에 그만둘 수 없는 이유가 아닌가 생각된다. 지금도 이사회는 수많은 추악한 인간들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살인. 마약. 인신매매. 보이스 피싱 그리고 많은 종류의 금융사기 범죄들로 하루가 편할 날이 없는 요즘 세상이다. 그래서 이럴 때 영화의 주인공 마동석 같은 인물이  나타나 시원하게 해결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모든 사람들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 또한 마찬가지로 덴젤워싱톤 주연의 영화 더 이퀄라이저( The Equalizer)는 상영된 지 꽤 된 영화인데 가끔 재방을 볼 때마다 새롭게 느껴지며 나를 만족시키는 영화 중 하나다. 지옥이 따로 없을 것 같은 이사회에서 벗어나 자연인으로 살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삶이 되겠지만 그렇게 산다는 게 쉽지도 않은 게 사람들의 인생살이인 것 같다. 상처받았을 때 그걸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며 힘들어하지 말고 그냥 그대로 내버려두라는 비틀즈의 노래 Let It Be가사의 의미 처럼 그게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한방법 일지도 모른다. 음해나 모략등 권모술수가 판치는 세상속에 문득 떠올려지는지난일은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D대학 영문과 교수로 계시던 이모부 동생 공 광덕 박사다.그는 오래전  동백림 사건에 연루되어 정보부에 의해 국내로 압송, 몇 년간 감옥에서 지내다 작곡가 윤 이상 씨가 사면될 때 함께 풀려 난 후 출국이 금지 되어 한참을 국내에서 지내다 결국 독일 정부의 도움으로 출국한 후 프랑크 프르트 대학교수로 재직하다 생을 마감했다. 이제와 당시 사건의 진상을 재 조사해본결과 박정희  정부 시절 중앙정보부에서 조작된 일들이라고 결론지긴 했으나 너무도 허망하고 황당한 일이기에 뭐라 할 말을 잃었다. 한사람의 인생을 아무렇지도 않게 짓밟아버렸는데도 누구도 책임 지지 않고 그냥 잊혀져 간다는 사실에 대한 분노만이 남지만 허기야 지난 시절 이런 일들이 어디 한두건 이었겠나 라고 생각하니 참으로 험한 세상을 잘 지내온 것 같긴 한데 지금도 예전 같은 사회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의구심 속에 곧  천만 관객이 넘어설거라는 마동석 영화를 보며 답답한 마음을 달래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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