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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일권 Mar 19. 2024

화를 다스리는 법

고래가 사는 세상

내가 다니는 산책길옆에 책들이 놓여 있기에 교회에서 주는 책자 인가라고 생각하며 지나치려는데 얼뜻 보니 화를 다스리는 법이란 제목이 눈에 들어와 얼른 한 권을 집어 들었다. 솔직히 70 중반이 됐는데도 화를 다스리지 못하는 나에게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다. 오랜 과거부터 지금 까지 쌓인 화가 좀처럼 줄어들지를 않는 것 같다. 결국 그게 심술로 연결되어 마누라의 핸드폰에서 나는 용수철로 뜨고 있다. 마누라가 심심하면 꺼내드는 지난 일들을 생각해 보면 그게 바로 쌓인 화 때문에 터져 나오는 나의 반사적인 행동일지도 모른다는 변명 섞인 생각도 들었다. 쌓여 있는 화를 삭이려고 이른 새벽에 천수경이나 반야심경등을 듣고는 있지만 그런 방법으로 약발이 받기에는 너무 겹겹이 쌓인 듯 보이며 또한 요즘 일어난 주변의 이런저런 일들로 인해 좀처럼 화가 사그라 들 줄을 모르니 나 자신이 난감할 뿐이다. 오래 전의 불편 했던 마음을 조금씩 털어내는 아들 녀석의 말투나 집을 나가라는 마누라의 상투적인 말 그런 것들도 화가 줄어들 수가 없는 이유의 일부분이다. 락스로 화장실 청소를 하듯 말끔 하게 화를 씻어내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해 보며 길지도 않은 인생 화라는 그 무거운 짐을 안고 간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제대로 눈을 감을 수 없을 것 같기에 남은 시간 어떻게든 다 버리고 비우고 갈 궁리를 해본다. 나보다 형편이 안 좋은 사람들을 위한 봉사 이것도 하나의 방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며 각처에서 화를 돋으는 수많은 일들 그야말로 상식을 벗어난 사람들의 행동을 보고 지나치기엔 용납이 되질 않기에 나의 불같은 행동은 경찰서 가기 알맞은 일들도 몇 번 있었다. 그렇다고 지금 와서 눈귀를 다 틀어막고 와이파이도 터지지 않는 깊은 산속에서 자연인으로 살아가기에는 이미 시기를 놓쳐버려도 한참을 지난 것 같다는 생각에 아쉬운 마음만 가득하다. 하여간 좌우로 편가르며 말장난을 일삼는 정치꾼들을 매일 보게 되는 요즈음 빨리 선거가 끝나 저 인간들을 안 보게 되었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그래도 가끔 내게 다가오는 술 한잔만큼은 내 마음속열꽃을 잠시나마 잠재우는 소화기 역할을 해주기에 마음의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는 참 좋은 친구가 있어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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