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Blogger)

취경전

by 구일권

SNS에 여행, 요리 등 여러 가지 정보를 알려주는 블로거들은 많지만 진작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전문가다운 글은 그리 흔치 않았다. 그러나 人生到處有上手라고 가끔 각 분야의 달인들이 올린 글들을 보게 될 때는 나 스스로 겸손해질 수밖에 없었고 그분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했다.. 여행 한 부분만 봐도 오지여행부터 음식. 건축. 음악 등 수많은 분야의 여행 전문가들이 있지만 그들이 올리는 글의 내용을 어느 정도라도 이해하고 흡수하려면 기본적인 지식과 공부가 필요하기에 나는 실전 경험을 가진 노련한 여행꾼들의 글을 많이 뒤져보는 편이다. 말하자면 잘 다니던 회사를 갑자기 정리하고 훌쩍 떠나 일 년 넘게 세계를 돌아다니는 사람 이라던지 어느 날 전세금을 빼서 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몇 년씩 세계일주를 하는 그런 사람들을 보며 자신들만의 세계를 살아가는 방법과 여행의 의미는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보며 결단력 있는 그들의 용기에 부러움과 함께 마음속 응원을 보냈다. 한도시에 한 달 이상을 머물러도 눈감고 코끼리 더듬는 거나 마찬가지일텐데 불과 며칠을 머무는 단기 여행자들에게서 정확하고 좋은 정보를 기대한다는 게 무리인 줄은 알지만 그나마 정확하지도 않은 교통편이나 숙소 등에 대한 엉터리 정보를 올려 여행자들을 골탕 먹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자기가 경험한 방법 하나뿐이면서도 모든 걸 다 아는 양 내키는 대로 글을 올려 초보 여행자들의 시간과 돈을 낭비시키는 그런 블로거들은 퇴출시켜야 마땅하다. 한 번은 어느 유럽여행 블로그에 글을 올린 여성이 두브로브니크에서 낮에 만난 거리 악사를 따라 밤에 성곽 근처까지 갔다가 성추행당할뻔했다는 글을 보고 노파심에 충고 한번 했다가 많은 여성들로부터 집중 성토를 당해 만신창이가 된 적이 있다. 글쎄 세대차이로 일어난 편견인지는 몰라도 다시는 그들만의 세상에 끼어들지 않기로 다짐했다. 하여간 여행 중 밤늦은 시간에 숙소를 찾지 못해 커다란 여행가방을 끌고 길을 헤매는 다급한 표정의 젊은 여성들을 가끔 보게 되는데 치안이 안전치 못한 몇몇 유럽 국가에서 밤에 혼자 다니는 용기는 만용(蠻勇)이라는 생각에 걱정스러웠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자기만의 시간을 가져서 더 나은 미래를 꿈꿔보려는 그들의 마음을 알 수는 있지만 경험이 많다 해도 여행이란 늘 긴장의 연속인데 모처럼의 일탈에 마음이 들떠 멜로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이라도 된 것처럼 착각하고 행동하려다가는 후회스러운 여행이 될 수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어찌 됐던 활기차고 자유분방한 젊은 친구들 표정에서 우리의 미래는 밝아 보이며 여행은 자신이 더욱 단단해지기 위해 뚫고 나가야 할 관문이기에 세상을 바라보며 큰 꿈을 키우는 젊은 친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살고 싶었던 나에게 저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 하고 지친 내 어깨를 떠민다는 한계령의 노랫말이 깊숙이 와닿는 요즘의 지친 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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