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드리사 게예

EPL의 한 장면

by 황올이

한국 시간 기준으로 2025년 11월 25일 새벽 5시 경, Old Trafford 경기장에서 맨유와 에버턴의 경기가 있었다.

나도 Arsenal이라는 팀을 고1 때부터 좋아하게 되면서 18/19시즌부터 열심히 EPL 경기를 챙겨봤으니 현재는 8년 정도 본 것 같다. 그런데 나도 처음 보는 진귀한 풍경이 이 날 발생하였다.


퇴장당하는 게예와 중재하는 픽포드

전반 13분, 이드리사 게예라는 에버턴 소속 선수가 맨유의 브루누 페르난데스에게서 열심히 뛰어서 집요하게 공을 빼앗아 같은 팀 동료인 마이클 킨에게 주었다. 그러나 안일한 플레이로 킨은 공을 헌납하였고, 결국 브루누 페르난데스에게 골을 먹힐 뻔한 슈팅을 허용하였다. 이 과정에서 게예는 굉장히 화가 났고, 킨도 이에 대응하여 결국 같은 팀끼리 싸움이 났다. 여기까지는 간혹 발생할 법한 일이다.

그런데 게예는 화를 참지 못하고 킨의 뺨을 때렸다. 에버턴의 골키퍼 픽포드가 둘 사이에서 중재를 했지만, 이미 이 장면을 직접 눈앞에서 목격한 주심은 곧바로 게예에게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보통은 상대팀과의 시비에서 카드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같은 팀끼리의 불화로 퇴장까지 이어진 경기는 이번이 EPL 출마 이후 3번째이다. 30년이 넘는 역사의 리그이기 때문에 사실 상 10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 한 장면이었다. 나도 살면서 라이브로 이러한 경우는 처음 보았던 것 같다.


화가 난 게예

그런데 또 웃긴 건, 10 대 11의 수적 열세에 놓인 에버턴이 원정에서 선제골을 넣고 1대0으로 승리한 것이다. 경기 이후 리뷰에서는 농담으로 이드리샤 게예를 최고의 선수로 뽑을 정도로 임팩트가 있었던 것 같다. 느슨해진 팀의 분위기에 긴장감을 주어서 부족한 숫자임에도 같은 팀 선수들이 정신을 바짝 차리고 경기에 임해서 승리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었다.


에버턴의 감독 모예스는 이러한 상황을 비관적으로만 보지는 않았다. 때로는 선수들이 조금 더 화끈해질 필요가 있다는 발언을 했다. 게예는 경기 이후 SNS에 사과문을 게시하였다. 자신이 한 행위는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했다. 어떤 이유에서는 본인의 행위는 잘못이고,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였다.

킨을 포함하여 팬들과 구단에게 사과를 하는 게예의 사과문


그리고 다음 날, 에버턴 공식 계정에는 두 선수가 권투 글러브를 끼고 장난스럽게 싸우는 척 하다가 서로 웃으면서 안아주는 따뜻한 영상이 올라왔다.

화해를 한 게예와 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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