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크게, 감사는 사소함부터

거시적/미시적 관점의 양립

by 황올이

예전부터 꾸준히 해왔던 생각이 하나 있다.

인생을 볼 때 작은 것부터 신경써야 할 지 큰 그림을 봐야 할지를 정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붕어빵을 먹을 때 머리부터 먹을 지, 꼬리부터 먹을 지 처럼 사소한 문제는 아니지만 이것과도 비슷한 면이 있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

이런 말도 있지만 자료구조에서도 포레스트를 만들려면 트리가 있어야 한다.

기본적인 습관들이 모여서 나를 이루듯이 말이다.



그렇지만 하나에 매몰되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있다.

계획이 살짝이라도 틀어지면 마음이 불안해지고 결국에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갈까 괜히 우려된다.

나는 MBTI가 P라 그런 편은 아니긴 하다.

주말에 술을 먹다가 지갑을 잃어버렸을 때에도 어차피 오래돼서 새로 사려했는데 잘 됐다고 생각하려 했다.

카드야 정지시키면 되고 민증은 재발급받으면 되니까 조금 귀찮아질 뿐이다.

괜히 나 때문에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아서인 것도 있다.

다행히 몇시간 뒤 왔던 가게에 다시 가서 찾았다. 정말 다행이었다. 휴.



바로 그 술자리에서 이런저런 농담도 하고 고민도 얘기하고 각자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곤 했었는데,

제일 큰 형이 갑자기 이런 조언을 해주었다.


" 너 얘기하는 거를 보면 뭔가 여러 방면으로 갇혀있는 거 같아. 좀 이렇게 크게 좀 보라고."


이 사람이 술을 먹어서 이런 말을 하는 건가 싶은 부분도 약간 있었지만

평소에 어떤 사람인지 오래 봐왔기에 귀담아 들으려고 했다.


보통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하려고 한다. 그 상황의 이면을 포함해 당시 사람들의 심리까지 분석하려고 든다. 그런 것이 프로파일러나 심리분석가면 장점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평상시에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재능이다.

특히 회사에 가게 된다면 간략하게 핵심만 브리핑해야 되는 상황이 대다수일텐데 나처럼 말을 하면 욕을 한 바가지로 먹을 확률이 높다. 그래서 회사에 가더라도 오래 버티지는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더더욱 든다.


어쨌든 내 시각이 너무 좁고 편협했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나름 크게 보려고 한다고 했는데..

아직도 예전의 잔재가 남아있는 듯 하다.


그래서 구글에다가 무작정 '생각을 크게 하기'라고 쳐봤다.

그러면 보통 브런치의 글들이 나온다. 맞다. 이래서 내가 브런치를 시작했었지.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의 글을 읽으면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었기에

나도 누군가의 고민에 대해 어느 정도의 답을 내려주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싶어서였지.


어쨌든 그 형님의 글을 읽어보면 딱 봐도 강연을 하고 글 쓰시는 분 같았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사업실패와 알코올 중독의 과정을 거치시고 난 뒤 인생의 절반이 지나고서야

글의 재미를 찾으셨다는 것이었다. 나는 진짜 빠른 편이구나.


일상의 작은 것에서부터 감사함을 찾으려고 하신다고 했다.

하지만 꿈은 크게 가져야 한다고도 하셨다.

이러한 글의 구조가 참 인상적이고 마음에 들었다.

주변에서는 허황된 생각을 하는 사람처럼 볼 수도 있다. 아주 현실적인 지적이다.

하지만 방법은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지 한 순간에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도 충분히 공감했다.

나 역시 흘러가는대로 살고 있고 이에 대해 아무런 걱정과 잡념이 없다.

자기 확신으로 밀고 가는 것이다. 잘못되더라도 후회는 없을 것이다.


확실히 이러한 생각들을 스스로 해 본 적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본인만의 확고한 비전과 목표가 있다.

요즘은 다른 사람들의 글 솜씨에 압도당하며 더 노력하고자 하는 하루들을 보내곤 한다.

하늘도 봐야 하지만 발밑도 보면서 걸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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