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층적인 현실

다각적인 시점

by 황올이

세상을 살다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내 눈에 어떤 사람은 불쌍해 보이기도 하고 저렇게 살아서 힘들겠다 싶을 때도 있다.

근데 또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건 그냥 내 기준일 뿐이고

정작 그 사람은 지금의 삶이 편하고 괜찮다고 느끼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니까 아무리 내 눈에 명확해 보여도 하나의 기준으로 남을 쉽게 판단하는 건 위험하다는 말이다.




사람마다 외모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살아온 길도 다르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도 전부 제각각이다.

이런 걸 받아들이니까 세상은 한 층으로 되어있지 않다는 말이 점점 더 실감난다.

단순하게 겉에서 보이는 현실, 본인이 속에서 느끼는 현실, 그리고 제3자인 내가 해석하는 현실,

이러한 것들이 전부 다 다른 층위로 존재한다.




물론 이런 식으로 생각한다고 해서

내가 항상 마음이 넓고 여유로운 사람처럼 살 수 있는 건 아니다.

남을 판단하지 않으려고 해도 막상 내 마음이 불편해지는 순간에는

'이건 아니다' 싶을 때도 있고, 선을 긋고 싶어지기도 한다.

시간 아깝게 그런 고민을 내가 왜 해야 되는지에 대한 의문도 따라온다.




다른 사람의 삶을 존중하는 것과 내 생활패턴과 시간을 지키는 건 완전 별개의 문제이기에

결국 나는 이렇게 정리하게 된다.

그 사람은 그 사람의 현실에서 사는 거고, 나는 내 현실에서 살아가면 된다.

상대의 삶을 내 기준으로 '이렇다 저렇다' 하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내가 피해 받지 않게 조심하는 건 도망도 아니고, 냉정한 것도 아니고, 그저 자연스럽고 건강한 경계라고 생각했다.



세상에는 수많은 층의 현실이 있다.

그리고 나는 그중에서 나랑 맞는 사람들과

나랑 비슷한 리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하고

내 층을 만들어가면 된다.

굳이 모든 층을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는 거다.




각자 자기 현실에서 살아가는 것,

그게 다층적인 현실 속에서 가장 편안한 방식이라는 걸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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