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만 맞는 것은 아니다
예방주사는 몸에 이로운 것을 주입하는 행위는 아니다.
통증과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이를 맞는 이유는 분명하다.
몸 안에 항체를 미리 형성해 두기 위해서이다.
가끔은 인생에서의 실패 역시 이와 유사한 원리로 작동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의도적으로 실패를 선택하자는 말은 아니다.
다만, 비교적 이른 시기에 겪어보는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학생 시절부터 코인과 주식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 봐 왔다.
그러나 직접 참여해 보니, 이득을 보기란 예상보다 훨씬 어려웠다.
운의 비중이 더 컸던 것 같고, 실력이라고 믿고 싶었던 판단들조차 돌이켜보면 타이밍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지금은 이 경험을 나쁘게만 보지는 않는다.
나중에 자산의 규모가 커진 이후 한 번의 판단으로 큰 손실을 겪는 것보다는,
이 시기의 작은 손실이 오히려 가르침을 주었기 때문이다.
예방주사를 한 차례 맞은 셈이다.
이러한 경험은 투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삶의 여러 장면에서 실패와 좌절을 반복하며
스스로를 과대평가하지 않게 되는 과정은 차후에 생각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경험을 많이 하고 견문을 넓히다 보면 언젠가는 좀 더 큰 그릇이 되어 있지 않을까.
대기만성이라는 말처럼 말이다.
그러나 문득 이러한 의문이 든다.
큰 성공을 해내고 나면 속이 시원할까.
도착점은 곧 새로운 시작점이라는 말이 있듯이
어쩌면 우리는 끝없이 다음 단계로 밀려나는 구조 속에 놓여 있는 것은 아닐까.
결국 이 고민은
이전에 적어둔 글들의 생각들로 귀결된다.
그래서 요즘 계속 이 생각을 하게 된다.
What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