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후 더 큰 두통
하루의 끝에 운동을 하는 것은 매우 보람차다. 근육통이 있어 가볍게 슬로우 러닝을 30분 했다. 낮은 속도로 꾸준히 계속 경보의 형태로 아주 가볍게 뛰는 것인데, 관절이 약한 내가 좋아하는 방식의 유산소 운동이다. 쉬워 보이지만 높은 심박을 유지하고 땀이 뻘뻘 나고, 이 또한 근육통을 유발한다. 책상에 하루 종일 앉아있는 운동 부족 직장인에게 유용하다. 물론 러닝 뿐만 아니라 그 어떤 운동 모두 직장인에게 유용하다. 다만 시간과 체력이 남아있다면 말이다.
러닝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종아리를 풀어주는 것까지가 진짜 운동이다. 그렇지 않으면 대략적으로 근육이 뭉치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나는 헬스장에 있는 전동 롤러 마사지기를 꼭 운동 마무리에 사용하는 편이다. 그런데 그날, 누군가 마사지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나만의 기계가 아니고, 누군가 사용하고 싶을 수 있으니까 기다리는 게 옳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사용하는 사람이 민망할까 다른쪽을 쳐다보며 기다렸다. 그런데, 그렇게 5분이 지났다. '아직 더 오래 사용해야 하는걸까'싶어 쳐다봤다. 근육을 푸는 것이 아니라 아주 편하게 앉아 영상을 시청하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거대하고 뽀송뽀송한 몸뚱아리로.
눈이 마주쳤다. 내가 한참 전부터 쳐다보고 있었으니 눈치가 있는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적당히 일어나겠지 하고 또 기대를 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는 계속 영상을 보았다. 그제야 옆에 부모님 같은 분이 눈치를 줬다. "아들 일어나~"하고 턱 짓으로 나를 가리켰다. 나는 누군가 턱으로 사람을 가리키는 행동을 정말 무례하고 혐오스럽게 여긴다. 화가 치밀었다. 그랬더니 그 뽀송하고 거대한 몸뚱아리가 움직였다. 화가 났지만 그래도 마사지기를 사용할 수 있을나 하는 기대감에 기뻤다. 그러나, 그는 일어나는 게 아니라 자세만 바꿨을 뿐이었다!
그제야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니 마사지기를 사용하고 있던 사람이나 옆에서 눈치를 준 사람 모두 말이 통할 것 같지 않았다. 화가 치밀었다. 굉장히 열이 받는데 고통을 갚아주지 못하고 아무 말 없이 집에 왔다는 사실이 또 화가 나고 억울했다. 그들이 무서워서가 아니다. 말을 섣불리 걸었다가, 나만 더 열받을 게 뻔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