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NEWZEALAND. 11

뉴질랜드 남섬 여행기(블러프, 너겟포인트)

by 이것저것기록자

‘목적 없이 떠나는 유랑’

나는 한량이다. 운전도 하는데 심지어 캠퍼밴이다 그렇다. 나는 매직서커스 유랑단.. 죄송하다.

그런데 서커스는 하지 않고, 오직 나 자신을 웃게 하는 광대가 되어 캠퍼밴 안에서 광활한 뉴질랜드에서 유랑하고 있는데, 어느덧 뉴질랜드의 랜드마크들과 굵직굵직한 오브제들을 숙제처럼 방문한 결과 이제는 어느덧 뉴질랜드 여행의 1 악장을 끝냈다. 그러고 이제는 블러프로부터 2 악장을 시작하고자 한다.

뉴질랜드의 가장 남단부터 시작해서 동쪽을 긁어가며 최종 목적지인 크라이스트 처치를 향하고는 있는데 이제는 크게 목적을 가지고 떠나는 것이 아니며 가다가 이뻐 보이면 서고 흥미를 끄는 이정표가 있으면 핸들부터 꺾고 보기로 마음먹었다.

오늘부터 시작된 여행이야말로 한국에서 그리던 뉴질랜드 여행하면 떠올랐던 그림들이 아닐까 한다. 목적에 쫓기는 것이 아닌 여유를 가지고 주위를 둘러보며 달리다가 주변 풍경이 너무 이뻐 보이면 멈춰 서서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고, 가다가 배가 고프면 멈춰 서서 요리하고 먹고 마시며 그렇게 뉴질랜드의 2악장을 즐기기로 했다.

아침에 눈을뜨면 이런 풍경이 기다린다. 뒷칸을 열어 풍경을 보며 시리얼을 국밥마냥 말아먹었다.

‘여행은 사진 한 장으로부터‘

블러프를 찾은 단 하나의 이유.. 바로 핀터레스트에서 우연히 본 이정표가 뉴질랜드에 있었다. 코스를 이리 꼬고 저리 꼬아도 남단의 끝자락에 위치한 블러프를 방문하는 것은 동선 낭비, 에너지 낭비라고 생각했었지만 무리를 해서라도 나는 루트에 넣었던 블러프는 결과적으로만 보자면 반은 성공 반은 실패인 것 같았다. 단순히 이정표만 보러 간 곳인가 싶을 정도로 잠시 머물렀다가 정말 이정표만 보고 떠나버렸다. 혹시나,, 블러프 캠핑그라운드에 차를 놓고 걸어갈 거라면 슬리퍼는 반대다. 크록스도 비추다.

왜 아냐고? 나도 알고 싶지 않았다.

사진의 킬링포인트는 약 두 개다. 새와 새 것(저 도시는 어디인지 검색을 해봤는데 안나오더라)


‘아 내 기준 블러프 마치 거제’

블러프의 정서는 나의 고향과 매우 닮아있었다. 바다에 둘러싸인 섬, 다리를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었던 소도시… 중공업이 상당히 발달한 섬 마을(거제도는 삼성 중공업과 대우 중공업이 있다) 커다란 많은 배들은 성벽처럼 섬을 둘러싸고 있는 이곳은 누가 봐도 거제시 계룡산에서 내려다보는 모습이었다. 바다의 일출과 일몰의 풍경을 묘하게 을씨년스러운 더해주는 바다 위에 떠있는 커다란 배들은 어느덧 고향을 방문한 지 1년이 다되어가는 거제도가 떠오르는 배경이 되어주었다. 여행이 끝나고 안식월이 끝나기 전에 고향을 방문해야겠다는 의지를 더해주었다.(여기가 거제도인가 블러프인가 헷갈리기 시작했지만, 블러프의 정상에 올라서자 그런 생각은 사라졌다. 사진으로 함께 보자)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경상남도 블러프시

‘바다로 세계로’

나의 고향 거제에서 매년 정기적으로 열리는 축제의 명칭에서 따왔다. 블러프를 둘러싼 거제와 같은 바다에서부터 출발하여 물개? 바다사자를 보기 위해 달렸고 중간중간 멈춰 섰던 뉴질랜드‘s 동해안의 여러 포인트를 방문했다. 카카포인트, 너겟 포인트 등 제각기 다른 동해의 매력들을 뽐내는 스폿들은 수십 년을 아니 수백 년인지 수 천년인지 모를 시간들을 간직한 채 오늘도 흐르고 있었다. 나는 매 순간 자연의 경이로움에 놀랐고, 물범이 많이 보인다는 표지판을 보았지만, 물범? 을 한 마리도 보지 못해 놀랐다. 거짓말쟁이 표지판

리뷰에는 계속 보인다길래 혹해서 간 것도 없지 않아 있는데 적어도 몇 마리는 볼 줄 알았다. 오히려 밀퍼드사운드에서 만났었다.. 그루밍을 하는 애를..

뉴질랜드의 동쪽 바다는 이전에 방문한 남서쪽에 위치한 젬스톤 비치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는데도 며칠 째, 바다를 연달아 보니까 뭔가 벌써 바다는 익숙해진 것 같다. 아니 오히려 한국에서보다 바다를 더 많이 보는 것 같은데, 의외로 서울에서는 바다를 보러 가려면 정말 마음먹고 가야 되는 것 같아 잘 안가게 되는 것 같다.

나의 고향은 그렇지 않다. 버스 타고 10분 정도 가면 바다고, 본가의 바로 앞에는 바다로 이어지는 강이 흐르는데.. 참 서울은 뭐든 쉽지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거제도. 촌에 안 살고 도시 쪽에 삽니다. 촌 아입니다. 촌사람 같이 생기긴 했는데 촌놈은 아닙니다. 아니 맞을 수도 있고요.

너겟 포인트의 등대와 그 너머의 바다와 수평선

‘자연에 진심인 나라’

그대로의 자연을 보이기 위해 최소한의 안전장치들로 자연들을 훼손하지 않고 보존하는 것도 신기하다.

정부적인 차원, 지역 자체적으로 환경을 보호하고 훼손을 대비하는 방안들이 관광객에게는 다소 불친절할 수 있는 것 같은데, 이 정도의 불편함이라면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나도 꼭 지정된 장소에서 쓰레기를 배출하고, 일회용품을 최대한 줄여보고자 했고, 그러고 있다 뉴질랜드에서.. 조금 불편하긴 하다.

마치 내가 쓰는 이러한 두서없이 나의 이야기들을 전하는 일방적인 글도 불편할 수 있다. 전문적인 작가가 아닐뿐더러 글 쓰기가 친근한 사람도 아니기에 내가 전하고자 하는 내용 들을 나의 언어로 정리하고 기록한다. 생각이 나는 대로 타이핑하고, 나름의 정리는 하지만 정돈되지 않은 나의 텍스트들은 가끔은 두서없기도 하고,의식의 흐름대로 생각이 나는 대로 쓰는 글들이기에 읽는 것에 있어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다면 그게 맞는거다. 여러 분들이 정답이며 그래도 읽어주시면 감사하겠다. 그런데도 다소 불편하다면 자세를 고쳐 앉길 바란다.

local’s landmark라고 적혀있고 관리가 아주 잘되어있는 순천만정원 같은 그런 호수이자 전망대?

행복하지 않다면 거짓말이 아닐까? 가끔 이게 꿈인 것은 아닐까 하고 뺨을 꼬집어보지만 아픈 것을 보니 현실이다. 환상의 나라 뉴질랜드에서 여행하고 있는 게 진짜 내가 맞는 것 같다. 다행이다.


이상

민 가라 가라가 확 갇혀 내 안에 갇혀 확 갇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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