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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Jeongseon. 02

강원도 정선 여행기(강원랜드, 사북면)

by 이것저것기록자

‘승리자인가 패배자인가’

결국 여행의 가장 큰 목적지였었던 강원랜드에서 나는 승리했다. 9천 원을 입장권을 내고 2만 원을 환전한 나는 3만 원을 챙긴 채, 마무리했다

도착한 지 1시간 반이 넘어서야 첫 게임을 한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친구들을 따라 바카라 플레이어 승에 만 원짜리 칩 한 개를 걸어 2개가 되었다. 그 후, 여기저기 둘러보기 위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목이 마르면 무료 음료 스테이션에 가서 탄산수를 홀짝이고 이곳저곳,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구경을 했는데, 영혼이 나간 것인지,, 아니면 어딘가 나사가 빠진 채 슬롯머신의 버튼을 누르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슬롯머신이라고 하기에는 그냥 액정 앞의 화면에 앉아 버튼만 누르고 있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잭팟의 777 슬롯머신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내가 머무는 동안에는 슬롯머신에서는 그 어떤 큰 소리도 나지 않았던 것 같았고 그 누구도 기쁨의 환희를 내뿜는 사람도 없었다.

그렇게 천 원이라는 이득을 챙긴 채, 하이원 리조트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다양한 것들을 구경했다. 게임을 1차적으로 마무리한 일행과 함께 그렇게 강원랜드를 빠져나왔다.

처음이자 마지막일지 모르는 곳을 빠져나오며 친구들의 얼굴에는 즐거웠음이 보였고, 그 누구에게도 카지노 안의 사람들에게서 보았던 어두운 표정을 찾아볼 수 없었기에 다행이라 생각했으며 한 번쯤은 재밌는 경험이었다고 얘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소고기는 늘 옳지’

오랜만에 모인 우리들은 저녁 메뉴를 고르다 고르다 문 열고 평이 좋았었던 동네의 고깃집을 방문했는데, 오직 소고기만 파는 곳이었다.

모두가 이제 서른을 넘어 중반으로 향하는 과정에 있어 번듯한 직장에 소속되어 젊은 시절과는 다소 달라진 주머니 사정을 보유했으며 어쩌면 그보다도 달라졌을 서로의 입맛들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역시 고기가 가장 적합했을지도 모른다. 다 같이 한 상에 몇 년 만에 둘러앉아 어느덧 불판에 등심과 갈빗살을 얹으며 소맥을 말기 시작했다.

생각지도 못한 훌륭한 고깃집이었는데 밑반찬부터 고기의 때깔까지 정말 훌륭했다. 오히려 가격이 꽤 저렴했기에 음,, 하고 주문했었지만, 어? 좋은데 하고 불판에 굽기 시작했다.

(좌) 일반 등심이다 / (우) 신기한 맛이나는 강원도 된장찌개


서울과 비교하면 말도 안 될 등심의 가격에는 소위 말하는 새우살도 꽤나 실하게 붙어있었는데 여행이 끝난 뒤, 글을 쓰고 있음에도 생각나는 소고기였으며 서울의 여느 소고기집과 비교해도 꽤나 괜찮은 퀄리티였던 것 같다.

나를 제외하면 네 명의 친구들은 명절에 종종 만나고는 하는데 실로 나는 이렇게 모이는 것이 꽤 오랜만이었기에(필자는 명절에 내려가는 것을 극도로 혐오한다. 버스 안에서 6시간을 버틸 자신이 없다) 서로 간의 얘기들을 나누고 어떻게 지냈는지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해 소소하게 얘기를 나누었으며 아까 전의 강원랜드의 이야기를 포함해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다 보니 어느덧 술도 고기도 꽤나 많이 먹었고, 적당한 금액을 지불하며 아쉬움을 달랜 채,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나왔다.


‘정선 사북의 밤거리’

꽤나 늦은 시간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말 점심시간임을 고려하더라도 길거리는 황량했으며 사람들이 많아 보이지 않았다. 우리를 제외한 식당의 나머지 손님들 역시 대체로 여행객들로 보였으며 현지인이 크게 오는 곳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뭔가 을씨년스러움을 풍기는 동네였는데, 숙소로 돌아가 한 잔 더하며 즐기기 위해 안주들을 이것저것 사고 치킨을 기다리며 혼자서 간단하게 한 바퀴를 둘러보고 왔다.

어릴 적 할머니 댁의 읍내를 나가면 약간 이런 느낌이었던 것 같은데 그래도,, 그보다는 조금 더 번화해 보였다.

내가 못 본 것인지 찾지 못한 것인지 전당포는 크게 많이 보이지 않았으나, 전체적으로 소고기집이 꽤나 많아 보였는데, 큰돈이 생기면 소고기를 먹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은 것인지,, 아니면 정선의 소고기가 유명한 것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으나 내가 먹었던 고깃집은 그래도 맛집인지 사람들이 많았는데,, 다른 곳은 파리를 날리는 곳이 많았다. 저녁 장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이 생기는 문구

나는 카지노 시스템에 꽤나 문외한이다. 강원랜드가 어딨 는 지도 몰랐으며 심지어 카지노 게임의 룰도 하나 모르는 바보였으니..

그러나 콤프라는 단어가 정선 사북면의 거의 모든 가게 앞에 붙어있어 호기심을 가진 찰나에 나는 디즈니 플러스 드라마 카지노에서 봤었던 장면들을 기억해 냈다. 바로 포인트? 비슷한 그런 걸 사고팔거나 호텔 내에서 식음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정선은 카지노 리조트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활용이 가능했다. 어떻게 보면 공생하는 것과도 같은데 어떻게 보면 드라마가 지극히도 현실적인 것 같아서 놀라웠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 콤프 마감‘이라는 뒷 패널은 하루에 혹은 일정 기간 내, 받을 수 있는 금액이 한정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무작정 화폐처럼 통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싶었다.


그렇게 둘러보다 친구들의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이동하는 중, 어딘가에서 신문인가 뉴스인가, 아니면 알지 못할 알고리즘의 세계에 끌려 보았었던 정선 사북면의 강? 꼬랑? 위의 다리를 보았다. 적당히 높았으며 그 높이는 떨어지면 죽지도 않을 애매하고도 낮은 높이의 다리였는데,, 나쁜 생각을 가지고 본다면 꽤나 높아 보일 수도 있었을 것 같다.

무언가 동네가 을씨년스러웠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 같은데 무서움을 뒤로하고 일행에게로 향하는데 소위 말하는 삐끼들이 몇몇 보였다. 그들은 남자 무리에게 접근하며 금액대를 얘기하고 있었는데, 꽤나 끌리는 가격이었는지, 어떤 세 명의 남자는 얘기를 나누며 어떤 장소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무엇을 얘기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들 사이에는 나름의 합리적인 이야기가 오갔기에 삐끼의 뒤를 따르지 않았을까 한다. 동네가 동네인지라 이런저런 생각에 나쁜 것들이,, 안 보여도 좋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좋은 것도 안 좋게 보게 되며 나쁜 것도 더 나쁘게 보게 되는 것 같았다. 알고 있다. 지극히도 편협하고 나쁜 마인드라는 것을… 알지만,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되는,, 공간이 주는 아우라에 갇혀 편협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내가 있었던 것 같다. 반성해야겠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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