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남섬 여행기(퀸스타운, 네비스번지, 샷오버제트)
(퀸스타운, 네비스번지, 샷오버제트)
‘인생은 즉흥적인 것’
어제 이른 시간부터 침대에 누워 스윙이냐 번지냐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렇게 아침에 눈을 떠서 아무런 생각 없이 루틴마냥 씻고 시리얼을 말아먹은 뒤, 예약 없이 현장 접수도 될까?라는 마음과 함께 네비스 퀸스타운 사무소로 가서 문을 열고 예약을 도와주는 스태프가 물어보는 와중에도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결국 번지로 결정했는다. 번지가 더 비쌌다. 이유는 없었다. 왠지 비싸니까 더 재밌지 않을까했다.
동의서를 작성하고 사전 체크인을 진행하고 버스를 대기하기 위해 앉은 그 순간까지도 스윙으로 바꿀까 고민했다.
‘도파민의 끝은 어디일까’
번지 장소를 가기 위해 버스를 타고 이동 중, 나는 이전 어디선가에서 봤었던 도파민 획득 랭킹이 궁금해졌는데, 여러 가지 항목들이 있었고 맛있는 것을 먹기, 여행을 가기, 좋아하는 사람과 연애하기 등등 다양한 것들이 있었는데 2등은 도박이었고 1등은 바로… 낚시였다.. 아 그럴리가 없는데.. 낚였다.
알고 보니 구글링을 해서 해당 내용을 본 곳이 낚시 사이트였다^^;;;(원래는 마약이 1등이라고 한다)
번지점프는 보이지도 않았지만, 버스를 타는 순간부터 쿵쾅거리는 심장은 점프대에 서는 순간까지 점점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이제껏 자유로이 둘러보지 못했었던 풍경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는데, 내가 아닌 남이 운전해 주는 버스를 타니 그렇게 좋았다. 운전을 하는 것도 좋지만, 내가 운전을 안 하니까 너무나 편하고 좋았고 그 지나가는 배경들을 눈과 카메라에 동시에 담을 수 있어서 더욱더 좋았던 것 같다
마침내 네비스 캠프에 다다르고 보호장구들을 하나씩 하나씩 착용하며 심장은 더욱 쿵쾅거리기 시작했고, 머릿속은 멍해지며 주변의 공기가 더욱 차갑게 느껴지기 시작했으며
주변의 시야가 좁아지기 시작했다. 혹시 모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화장실도 다녀왔다. 지리지 않기위해..
번지 장소로 이동하기 위한 곤돌라? 안전 장비 체결 하나 없이 올라탔다.(그냥 네모난 박스에 드르륵드르륵 소리와 함께 중간의 플랫폼으로 이동하는데 아찔했다. 이게 더)
번지 점프를 실제적으로 진행하는 플랫폼에 도착해서 정말 점프를 하기 위한 추가 장비들을 체결하는데 유독 신입 같은 친구가 한 명 있었는데, 그 친구가 채워주는 내 보호장구들은 왜 이렇게 믿음직하지 못했는지, 혹여나줄이 풀려 밑의 강가로 처박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지배하기 시작했으나 다행스럽게도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첫 번째로 싱가포르 친구가 점프를 했고, 두 번째로 내 차례가 되었는데, 내 손엔 10번이라고 써져 있었는데.. 일행 중 제일 늦은 순번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왜!! 내가 두 번째일지 의아했지만… 이내 체념했다. 뛰라니까, 준비했다. 일단 장비들을 차고 절차처럼 앞의 카메라에 브이, 다른 카메라에 브이 하고, 점프대 위에서 수만 가지 생각들이 스쳐갔지만
이내 카운트다운은 시작되었고 5,4,3,2,1
나는 단 1초의 망설임 없이 뛰어내렸고, 멀리 뛰라는 조언과 함께 최대한 점프대를 박차고 뛰었다. 그리고 약 8초 가량 떨어진 이 후,수면과 가까워졌다. 진짜.. 높긴 했다.
트레일러에는 약 8초간 떨어진다고 했지만, 그런 걸 세고 있을 시간도 없이 난 바닥으로 처박혔고 두 번째 반동에서 락을 풀기 위해 여념이 없었다.
락을 풀어 정자세가 된 후, 360도로 빙글빙글 돌며 주변을 둘러보고 그렇게 다시 원위치로 올라갔는데, 올라가서 끝날 때까지 쿵쾅이며 업된 나머지 흥을 거두지 못한 채,
1 싱가포르 2 호주 1독일 1 한국인들과 흥이 넘치는 대화를 나누었고, 이내 쿵쾅거리는 심장과 함께 나의 인생 업적에 있어 리스트를 하나 추가했다.
그렇게 모든 인원들이 점프를 마치고, 모두가 업되어 흥이 넘치며 서로 서로 잘했다고 응원해주며 그렇게 플랫폼을 타고 넘어와 장비를 벗은 후, 기념 티셔츠를 함께 받고 퀸스타운으로 돌아왔다.
LIVE MORE, FEARLESS 앞으로 살아감에 있어 수많은 도전들과 난관이 있겠지만 번지를 했던 기억과 저 슬로건을 기억하며 살아가겠다.
’ 또그 버거 말고 피시 앤 칩스‘
피시 앤 칩스가 참 신기한 요리인 것 같다. 한국말로 하면 생선가스와 감자튀김인데 어떻게 이렇게 있어 보이고 그럴듯해 보이는 단어로 포장되는 점이 참으로 신기하다.
또 맛은 정말 익숙하고 호불호가 전혀 갈리지 않는 맛인 것 같은데, 그래서 그런지 어딜 가도 대체로 맛이 다 비슷한 것 같으나 그 집의 특색이 녹아나는 것 같다.
오늘은 퀸스타운에서 나름 유명하다고 하는 곳에서 dori라는 생선과 그 집의 홈메이드 칩스를 먹었는데, 도리… 지금 생각해 보니까 니모를 찾아서에 나오는 도리가 아닌가…?
배가 고파 또 퍼그버거를 먹을까 하다가, 생각이 나서 오늘 점심은 피시 앤 칩스로 결정했다.
‘이게 액티비티지’
퀸스타운의 또 다른 명물인 샷오버제트를 즉흥적으로 타고 싶어 져서 데스크에 방문하자 10분 뒤에 출발하는 편이 있다고 해서 바로 그걸로 결정했고, 정신 차릴 때쯤
이미 밴에 몸을 싣고 있었다. 나는 날씨 요정이지 않을까 하는데, 이상하게 안 좋다가도 내가 즐길 시간이 되면 모두 날씨가 귀신같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마운트 쿡 후커밸리도, 네비스 번지도, 샷오버제트도 좋은 날씨 아래 진행했다)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샷오버제트 때문이라도 퀸스타운에 오겠다고 할만큼 호평이 있었는데, 나역시 반 정도는 공감한다. 정말 흥미진진했고 정말 좋은 날씨 아래 물살을 가르고 통통 튀며 때로는 360도 회전까지 했다. 깨끗하고 너무나 맑은 물은 사람들을 뒤덮었고, 통통 튀는 엉덩이 때문에 불평할 수 있었지만, 그 누구도 그런 기색을 내지 않았는데, 이런 것들을 겪으면서 나는 이제 바다에서 하는 워터 액티비티를 할 수 없는 몸이 된건 아닐까 싶다..(따지고 보면 오히려 에버랜드 아마존이 더 물이 많이 튀는 것 같기도 하지만.. 뭐 내 맘이다.)
그렇게 강가를 빠른 속도로 휘젓고 다니며 돌고 서고 얘기 듣고 돌고 서고 얘기 듣고 날아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며 크게 기억나는 두 가지 포인트가 있는데, 바로캡틴의 에어서스펜션이 엄청 들어간 의자와,,, 따뜻한 열선이 들어가 있는 손잡이.. 두 개가 정말 개쩔었다…
추신 : 돈을 너무 많이 쓴 퀸스타운에서의 일상이다. 이렇게 돈을 많이 쓰면 한국에서도 행복하지 않을까??
이상
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