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남섬 여행기(호머터널, 밀포드 사운드, 밀포드사운드롯지)
‘운전과 운전과 운전의 연속’
오늘의 일정은 퀸스타운을 떠나 밀포드 사운드로 향하기로 결정했는데, 대략 300km 가까이, 대략 4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구글맵은 알려주었다.
이건 말 그대로 ideal 한 / 이상적인 시간이 아닐까? 나는 뉴질랜드 10일 차, 오른쪽 운전석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있는 경기 촌놈인데 과연 가능할까? 결론적으로는 전혀 문제없었고 나는 너무나도 멋지게 성공해냈다.
사실 전날까지도 얼마나 많은 걱정때문에 밤잠을 이루지 못했는지 모른다.(사실 1시간 반정도 고민했다 극 P이다) 퀸스타운 혹은 테아나우에 파킹을 하고 투어를 알아볼까,, 비용은 어떨까 너무나 많은 고민을 했지만 그냥 부딪히기로 마음먹었고 역시나 성공이었다. 장시간의 운전 끝에 도착한 밀포드 사운드의 풍경들은 결과만 놓고 말하자면 ‘갓 마더, 울트라 마더 네이처’이다. 정말 눈이 호강하는 광경이다.
하지만 나는 굳이 꼽자고하면 밀포드 사운드에 도착하기 전의 300km 조금 못 되는 그 로드 트립을 평생을 살더라도 잊지 못할 순간들이 될 것 같다. (밀포드 사운드 가는길 > 밀포드 사운드) 다만 도로 넘버는 까먹었다. 벌써 까먹을 줄이야.. 마치 평생을 기억할 것처럼 얘기를 해놓고서는 이렇게 쉽게 잊어버렸다.
그러나 밀포드 사운드에 도착하기 위한 그 하나뿐인 루트를 여러분에게 간략하게 설명해준다면 뉴질랜드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한눈에 만날 수 있는 로드라고 표현하고 싶다.
때로는 숲 속의 싱그러움이, 때로는 광활하고 뜨거운 햇빛 아래 끝도 안 보이는 도로가, 어느 순간에는 무수한 낙엽위를 달리며 앙상한 가지를 뽐내는 호수 옆길을 지나고 산길을
오르고 올라 만년설로 뒤덮여있는 산아래 능선을 타고 달렸던 도로들은 뉴질랜드의 사계절을 오롯이 보여주고 있지 않았나 싶다.
겁먹지 않고, 자차 운전을 도전한 나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때로는 내가 나를 믿지 못한다는 두려움이 나를 집어 삼키더라도, 혹은 ‘내가 해봤는데 그게 나으니까 너도 그렇게 해’라는 남들의 편협한 시선이 담긴 어리숙한 조언에도 이런 저러한 편협한 시선들에 갇히지 말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자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
나는 실패해도 나고, 성공해도 나인 것이니까. 그러나 맨날 실패하긴 한다. 내 주식과 코인은.. 이미 이 세상의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나는 대표님이 구독하고 있는 직장인 1이고 열심히 일할 것이다. 돌아간 후에도
(운전이 어렵다거나 그런 부분들이 아니라 뒤에 나를 쫓아오는 모든 차들이 두려웠을지 모르겠다. 나는 과감하게 모두를 앞으로 보내주고 제일 뒤에서 가는 것을 택했다
때로는 늦을 수 있으나 사고 없이 안전하게 도착한 것이면 성공한 것이 아닐까 한다.)
오늘은 많이 짧다. 왜냐? 정말 운전만 하고 또 운전하고 또 운전했으니까. 이 영광들은 나만큼이나 고생한 나의 라디오(이자 블루투스 오디오) 파트너에게 이 마더 네이처의 풍경들을 바친다. _ 아 너는 나보다 더 많이 봤겠구나.. 더 많은 사람들과. 왜냐면 그는 나를 제외하고도 대략 30만킬로를 주행한 나의 파트너이다.
그렇다면 나의 눈으로, 새롭지는 않을 수 있으나 또 다른 각도로 담은 나의 사진들을 너에게 바친다. 중간중간 나에게 많은 영감과 공감을 준 주유소, 카페, 목장 등 당신들도 나는 사랑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산길을 체인도 없이 2단으로 올라왔다. 대단한 것 같다.
긴장을 너무해서 힘들다. 이만 자야겠다.
추신 : 아직도 인터넷이 안터지는 세상이 있다. 거기가 바로 밀포드 사운드. 와이파이 500메가 다 쓰면 이제는 .. 세상과 단절
이상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