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마음이 흐르는 길

by 윤슬


편지


첫 문장을 적어내는 일은
반짝이는 바다 속 모래알을
하나하나 세어내는 것과 같아서


​연필을 쥔 손은 번번이
파도 하나 없는 바다에서 길을 잃고
종이의 흰 적막 속을 헤맨다.


​담아내지 못한 말들이 댐처럼 고여
넘쳐흐를 때, 마침내 터지는 물길
단어들이 모여 문장을 만든다.


​그제야 문장들은
수류에 몸을 맡긴 물고기처럼
제멋대로 유영하며 길을 만든다.


​수류를 따라 유영하다 보면
어느새 기나긴 길을 헤엄쳐 와
이내 마주하는 가벼운 해방감.


​넘칠 듯 고여있던 마음이
길을 따라 종이에 채워질 때
비로소 다 쓰여진 편지는


​너와 나 사이, 가장 특별하고 소중한 길이 된다.



2025년이 끝난지도 벌써 2주가 되었습니다. 늦었지만 저도 방금 막 작년 한 해 동안 부족했던 저를 믿고 바른 길로 지도해주신 담임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작성했습니다. 책상엔 새하얀 편지지와 유채꽃이 만개한 편지봉투를 준비하고 글을 쓰기 위해 앉았습니다.


막상 편지지를 바라보니, 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해야할 지 전혀 감이 안잡혀서 한동안 고민했습니다. 머릿속엔 감사했던 일, 죄송했던 일, 본 받았던 일,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 등 정말 많은 문장들이 떠올랐습니다. 깊은 고뇌 끝에, 선생님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며 시작했습니다.


'드넓은 바다 위, 길을 밝히는 등대'


정말 신기하게도 첫 문장을 쓰고 나니, 그 뒤는 저도 모르게 글이 정해진 길이 있듯이, 스르륵 써내려져 갔습니다. 다 쓰고 나서, 빼곡하게 채워진 편지지를 보니 그동안 어떻게 시작해야할 지 고민했던게 참 멍청했던 것 같았고 뿌듯했습니다.


그러고보면, 이전엔 편지를 정말 자주 썼었던 것 같은데 독자님들은 어떤가요? SNS, 통화 등은 자주 하지만 편지를 써본 지는 오래된 것 같지 않으신가요?


이 글을 읽고, 이번 기회에 평상시에, 항상 고마웠고, 소중했고, 좋아했던 이에게 진심이 담긴 편지를 써내려가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요즘 주위를 둘러보면 이전처럼 서로를 사랑하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많이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독자님들은 이전처럼 지금도, 미래에도 주위의 사람들에게 사랑과 이해를 기반으로 건강한 관계를 유지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노래 추천은

《내가 사랑을 했던가 이별을 했던가 - 백아》

입니다!


모두들 좋은 하루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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