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고 에세이로 소통하며 시로 공감한다
* 죽방렴竹防簾 ; 조수간만의 차이가 큰 해역에서 물살이 드나드는 물목에 대나무발 그물을 세워 물고기를 잡는 전통적인 어구이다. 대나무 어사리라고도 한다.
죽방렴竹防簾은 지금은 물고기를 잡는 고유 목적보다는 당시 이곳 어촌 사람들의 생활상을 그려볼 수 있는 지방의 관광자원으로 더 활용되고 있는 것 같다. 그물 등 물고기를 잡는 어구가 발달하지 못한 과거에 조수 간만의 차이와 대나무 등 자연 소재를 이용하여 물고기를 잡는 죽방렴 방식은 당시 사람들에겐 대량 어획을 위한 최신의 과학적인 어구였을 것이다. 나아가 이곳은 어촌 사람 모두가 참가하는 두레와 같은 협업을 통한 삶의 현장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밀물을 따라 들어와 이곳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잡히는 물고기와 이 고기를 잡는 사람들 모두 이곳은 삶과 죽음의 경계로 작용하고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바다 자체가 모든 생명 가진 것들의 경계로 작용하고 있었을 것이다.
어디 이곳 바다뿐이겠는가.
지금도 물고기나 사람이나 모두 죽방렴의 경계를 넘나들며 분주하게 살고 있다. 얽히고설킨 인생이라는 거친 바다에서 시기하고 분노하고 싸우면서도 서로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놓지 않고 치열하게 살아간다.
모든 생명 가진 것들은 생과 사의 경계선 위에서 치열하게 살다가 선 안에서 잠든다.
선 아래 깃든 평화를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