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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젠틀P Apr 29. 2023

예의없이 후려치지 마세요.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




3년간 육아와 살림만 하다 


사회로 나오게 되었다. 


나에게는 일에 필요한 소중한 작업실이 생겼고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다시 서울로 


상경해야 하는 이유 또한, 생겼다. 


불가피하게 나의 소중한 작업실을 


부동산에 내놓게 된 것이다. 


내 아내는 로스쿨 학생이었다. 


새벽 6시에 나가 밤 11시가 되어야 집에 돌아오는


아주, 혹독한 공부량과 스케줄을 


소화해 내야 하는 이유덕에 육아와 살림은 


전적으로 내 몫이었다.


전업주부의 삶을 살다 다시 사회로 나와보니


많은 것들이 어색했지만 이내 익숙해졌다.  


부동산업자와 같은 세일즈맨과 엮이는 일 역시 


과거에 경험을 해 보았기에 익숙해졌다는 말이다. 


'아내와 나는 법에 대해 많이 아는 편이다.'








'보통 부동산을 내놓을 때는 이유가 있다.'


'돈'과 관련되거나 '시간'과 관련되거나 


둘 중 하나가 높은 확률로 그 이유를 차지한다. 


나는 '시간'과 관련해 나의 소중한 작업 공간을


부동산에 내놓은 것이었다. 


어제는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고,


나는 그에 응답했다. 


공인중개사 분이었다. 


"지금 사무실에 안 계시죠?"


"아닌데요, 있습니다."


그 사람은 내가 그 공간에 없을 것이라고 


판단을 했다. 


나는 '시간' 즉, 스케줄상 이 장소를 내놓았는데


그 사람은 '돈'때문에 내놓았다고 


본인 혼자 착각을 한 것이다.


'뭐 그럴 수도 있지' 생각했다. 


내 작업실은 소히 권리금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나도 그 권리금을 내고 이곳에 들어왔다. 


그런데 이게 웃긴 게 


이 장소가 필요한 사람이 직접 보러 오게 되면


아주 높은 확률로 어떤 일이 발생한다.


바로!! 


그 권리금을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우선 


'후려친다.'


 재화 또는 부동산과 같은 어떤 물건이나


서비스의 가격을 양자가 '합리적'인 '수준'에서


협상하여 결정을 해야 하는데


너무 예의 없이 가격을


'후려친다.'


보통 반절이다. 하나같이 다 똑! 같다. 


어디서 배운 건지 정말 똑같다. 


나는 돈이 궁해서 내놓은 게 아닌데 


그 업자는 날 그렇게 생각을 했고


장소를 보러 온 사람도 나랑 일면식도 없는데


예의 없이 가격을 '후려쳤다.'


그렇게 그 예의 없는 사람들은 돌아갔고,


30분 만에 전화가 울렸다. 


아니나 다를까....


또 가격을 깎아 달란다....


난 그럴 생각이 없고 기분이 상쾌하지는 않으니


더 이상 '돈'얘기 하실꺼면 전화하지 마시라고 


전달드렸다. 


어렵다... 돈 얘기..... 


어렵기보다 하기 껄끄러운 대화의 주제다.


모든 협상에는 가치가 존재하고 상호 간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과 잣대가 다르며


그 안에는 상대방과 나와의 상호 존중과


타협의 정신이 필요하다. 그래서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사람들은 날 무시하는 처사로 처음부터 


일관한 것이다. 


나는 권리금에 대한 법정 수수료도 아닌


'원래 통상적으로 그렇게 한다.'는 


애매모호한 말을 업자로부터 들었다. 


생전 처음 듣는 말에 법정수수료를 들먹여가며


뭐라고 하는데 귀에 잘 담기지 않았다. 


그래서, "법정 수수료가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겁니다.


한번 다시 알아보시겠어요?"


이렇게 이야기하니 이내 무언가를 찾더니


"허허, 그러네요."


그 사람은 있는 데로 '말을 막 던지는 스타일이다.'


세일즈 하는 사람들 많이 겪어 봤지만


내가 제일 대화하기 싫은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정확한 근거 없이 사람들이 놓인 처지를 간파해서


그 약점을 이용하는, 영업 스타일 중에서도 


질이 안 좋은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아니, 나는 돈이 궁하다고 이야기한 게 아닌데;;;


보통 점포나 상가를 뺄 때는 '무슨 이유가 있겠지'


이렇게 접근을 해야 하는데 아,


'돈'때문에 빼는구나


그 사람은 이렇게 접근을 한 것이었다. 


어제저녁에는 가족과의 소중한 약속이 있었고 


난 그것에 집중을 했기에 전화기를 살필 일이


없었다. 


집에 돌아와서 전화기를 확인해 보니 부재중 전화가 


찍혔고 그 사람은 '업자'였다. 


돈 얘기는 하지 말자고 분명히 밝혔는데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전화를 한 걸까..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라는 속담은 


정말 내가 알고 있는 몇 가지의 머리를 


관통할 만한 진리라고 자부하는 속담 중 하나다.


이 말은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의지'와 


관련한 말로 긍정적인 뉘앙스는 아니지만


내 삶에 많은 것을 필터링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 속담은 절대 상호적이지도 않고 


이타적인 그 무엇도 없는 매우 주관적이며


이기적인 말이다. 


이 말이 적용될 때는, 바로


상호 간의 예의를 우선하지 않을 때 발동이 된다.


왜 어떤 사람들은 상호작용이  


중요하다는 모를까.


나 역시도 어떤 시점에서는 타인을 그렇게 대하지는


않을까? 


조심스러운 생각이 드는 재미있는 아침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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