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젠틀P Oct 23. 2023

아빠의 전투 육아 일기



얼마 전 첫째 아이가 장염이 심하게 와서

병원에 입원을 한 일이 있었다.

코로나때문에 병실에 보호자는 단, 한명만

있을 수 밖에 없기때문에

아이 엄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개인적인 스케줄이 모두 어긋나는

상황이 오고야 말았다;;



타지 생활 4년차 이지만

유치원, 어린이집이 휴무이면

어디 작은 아이를 맏길 곳도 딱히 없고,

이럴때 정말 난감한거 경험해 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본가나 처가, 시댁이 있다면

급하게 SOS라도 구할 수 있지만

차로 최소 세시간 내로 도움의 손길을

구할 수 있는 친구도 지인도 가족도

아무도 없다 나는..



이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렇다고 병원에서 노트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안되고;;;

미취학 아동이 입원해서 링거 맞고

그러면 엄청 이것저것 수발 들어야 할것이 정말 많다;;

잠도 제대로 못자고 너~~~무 힘들고 사람이 피폐해 진다.

아이와 보호자 모두 말이다..



본의 아니게 주말에 병원에서 휴일 보내는 일정으로

있다가 엊그제 퇴원을 했더니, 이번엔 작은 아이가

아프기 시작했다;;

아이 둘이 같이 생활하면서 한명이 바이러스성으로

아프면 위생수칙 철저히 지켜도 거의 대부분의 케이스가

둘 다 아프게 된다..



그나마 다행히 장염은 아니고 열감기가 찾온 것이다;;

그래도 지금껏 크게 아픈곳 없이 단단하게 자라 주었는데

이번엔 감기가 왔다..

평상시에 시간 엄청 쪼개고 나누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것에 수렴하도록 빡센 나날을 살아왔는데,,

'애가 아프면 어쩔 수 없이 그 모든게 어긋 난다'

내 힘과 노력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물리적이고

자연적인 현상이기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다;;;

아직까지 내가 유일?하게 경험하는 불가능의 영역인것 같다.



나를 주변에서 아는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두 아이의 주 양육자로서 육아하는 아빠의 극단적인

모델이라고 할 수 있을것 같다!

육아와 일을 병행해야 하는 '워킹파' 이기도 하고,

아! 정확하게는 경력단절남?파? 로 사회로 돌아온지

어느덧 8개월이 넘어 간다ㅋㅋ;;

그 전에는 3년간 사회활동을 아예 못하고 육아만

전념 할 수 밖에 없었다.

첫째는 32개월차, 그리고 둘째가 태어난지 8개월 시절

기어다닐 때부터 현재까지 주 양육자로 두 아이의 기저귀를

다 떼어 준 나는 육아하는 아빠다.



내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내가 육아를 전적으로 4년간

도맡아 했다고 이야기를 하면, '진짜 대단하다',

'너무 아깝다', '정말 힘들겠다' 등등 날 위로하는

말들을 주로 해 주었다.

그런데 사실 처음에 육아를 전적으로 한다는 사실에는

별로 큰 고된 느낌은 아니었다.

다만, 모든 일이 그렇듯

내가 과연 잘 해 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존재했지만.. 그렇게 3년이 훌쩍 지난 시간이

찾아 왔고, 아내 덕에, 또 다시 육아와 살림을

전적으로 하고 고시생 뒷바라지에

생활비까지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있다. 하하;;



지난날을 뒤돌아보면 아이들에게 참 화도 많이내고

돌아서서 후회하고 안 그래야지 다짐하면서도,

맘 같지 않은 행동들을 또, 다시 반복하면서 자책도 많이 헀었다.

한때는 우울증으로 약을 1년간 복약을 한 경험도 있다.

나는 천성적으로 아이에게 관심을 갖고 좋아하는

성격이 안되어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아이들의

행태를 받아 들이는게 굉장히 힘들었다.  

특히나 아이가 울면, 진짜 너무너무 힘이 들었다...

그걸 못 버티고 정신이 정말 바싹 메말라가며

한계치로 밀어 부쳐지는,,, 정말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고통 수치 였다;;;



마음의 병도 얻었고 번아웃도 오고

아주 가지가지로 안 좋은 상황에 처해 있었고

다시 돌아가라면 절대!! 못 할것 같다;;

아이가 커 가는게 한편으로는 서운함? 같은것도

없는건 아닌데, 이게 참.... 모순적으로 말이나 글로

표현하기가 힘들다.




이제 전투적인 육아에서 벗어날 아내의 시험까지

D-80 며칠 정도 남은것 같은데, 그때까지만 버티면

다 괜찮아지겠지? 생각하고는 있지만 과연 어떤 그림이

펼쳐질지는 모르겠다. 원래 인생자체가 계획대로

돌아간적이 별로 없지만 될대로 되라지!!

어차피 도래하지도 않은것을 두려워하거나 걱정을

해서 그게 사라진다면 모르겠지만 그래 봤자,

결국에는 아무런 긍정적 도움이 안 되는 것을 알기때문에..



오늘도 Let it be!

적어도 나에게는 정말 관자놀이를 관통하는

시대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진리의 말인것 같다.





나의 작업실에서



 







 


 

작가의 이전글 예의없이 후려치지 마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