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히 먼, 보이지 않는 희망의 섬을 찾아 오늘도 나는 노를 젓는다. 가끔은 순풍에 별 노력을 하지 않아도 가까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때로는 아무리 악을 써봐도 내가 꺽지 못하는 검은 구름이 나를 나아가지 못하게 밀어낸다. 희망은 언제나 밝고 말 그대로 희망차다. 그러나 희망이 반드시 행복한 결말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늘 맞이한 역풍에 나는 노를 잠시 놓아둔 채 내가 좋아하는 밤 막걸리와 밥그릇 하나를 꺼내어 잔을 기울인다.
가끔 그럴 때가 있다. 눈을 감고 앞을 보는 것도 잊은 채, 오로지 나아가는 것만 집중해서 성취했던 때. 기쁨도 잠시나마 그것이 아득히 먼 지평선 너머로 도달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소년은 허무함과 허탈감에 좌절했다. 그렇게 서성이기를 몇 년, 소년은 허무함과 허탈감에도 나아가야 겠다고 다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소년에게 차가웠다. 소년은 이제 청년이 되었지만 지평선 너머의 풍경은 언제와 같았다. 아무것도 없는 허허 벌판. 청년은 이제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본다. 청년보다 어린 파릇파릇한 소년들이 나보다 한참 앞서있는 것을 발견했다. 청년은 더 이상 기를 쓰지 않기로 했다. 기를 쓴다면 세상은 탓하고, 자신을 탓하고, 내가 걸어왔던 모든 잘못된 선택들을 탓할것 이기 때문일 것이다. 청년은 녹록치 않은 삶을 살아왔다. 그가 잘못 내린 선택들 마저도, 어쩌면 그의 역사 이전에 축적된 원인들의 결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청년은 삶의 회의적이기 시작했다. 가끔 도지는 우울과 회의감이 이번에도 찾아왔으리라. 청년은 지평선 너머를 향하고자 자신의 욕구까지도 컨트롤 하려 애를 썻지만, 그가 축복받았다는 느낌은 평생 느끼지 못하리라 생각하였다. 청년은 문득 깨닫는다. 주변엔 소년 뿐만이 아니라 나보다 뒤처진 노인들도 있음을,, 하지만 청년은 모두가 그렇듯 지나왔던 것들에 대해서 버린다. 가난했던 자신의 마음을 버리고, 소외된 사람들을 버리고, 애정을 버리고, 따듯함을 버리면서 걸어온 길이다.
이번 바다는 허리캐인이 보인다. 지평선 너머로 항해하기 위해 반드시 그 길을 지나야 한다. 인생은 운이다. 내가 아무리 노를 저어봤자 확률 싸움이다. 두려운 것은 그 확률이 얼마인지 확인하지 못함이라. 또 한번 자신을 불태워 나아가리라.
모든 것을 버리고, 한 가지 목표를 위해, 청년은 버리지 못했음에도, 지금이라도 버리고자 한다.
모든 술취한 사람이 그렇듯 청년의 정신은 아득해지고,
모든 남자가 그렇듯, 울고싶은 마음에도 울지 못하고,
모든 사람이 그렇듯, 죽지못해 살아가리라.
지평선 너머를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