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내기와 악보
드디어 대금을 배운다는 기대로 첫 수업에 들어갔습니다. 이미 올해에 4번째 차수로 진행된 모집이라 신규 수강생은 저 혼자였고 이어서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초급반은 10명 내외의 인원이 수업을 받았습니다. 초급반 이후에 중급반 수업이 있었는데 중급반에는 고수이신 분들도 계셔서 완전한 초보부터 준 전문가까지의 대금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첫 수업의 목표는 일단 소리 내기입니다. 타원형으로 생긴 취구에 바람을 불어 넣어 소리를 내야 했습니다. 대금을 일자로 잡고 머릿 쪽 첫째 구멍에 입술을 대고 불어봅니다. 소리는 어렵지 않게 납니다. 어떤 음인지 모르고 제대로 나는 소리인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소리가 잘 난다는 것만으로도 한 고비를 넘었습니다. 산조 대금은 취구가 큰 편이라 아랫입술로 구멍의 대부분을 막고 소리를 내야 했습니다.
*참고설명 : 대금 소리내는 법
첫 수업에 받은 악보는 '비행기'와 '나비야'였습니다. 생각해보니 다른 악기를 배울 때도 첫 곡이 비행기와 나비야였던 것 같았습니다. 기본음이 반복되고 누구나 이미 알고있는 음정이라 왕초보 단골 곡이 되었나봅니다. 그런데, 제목은 비행기와 나비야로 쓰여있지만 악보는 영 다르게 생겼습니다. 악보가 아니고 원고지 같아요. 세로로 쓰는 원고지. 한 칸에 한 글자 혹은 빈칸 혹은 기호가 있었지요. 그리고 음이름도 달랐습니다. 비행기 악보에 "고 - 태 황 태 고 고 고 △" 이렇게 적혀있었어요. 음이름이 도레미-가 아니고 고태황- 이라고 써있는 겁니다. 국악에서 악보는 정간보, 음이름은 율명이라 부른다 합니다. 중고등학교 음악시간에 들어봤는지 영 낯설지는 않습니다.
초급 첫 악보이고 음역이 좁아 강사님께서 한글로 적은 정간보를 나누어주셨습니다만 율명은 한자로 적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같은 '태'여도 앞에 붙은 부수에 따라 옥타브가 다른 음값이 되거든요. 국악에서는 저취, 평취, 역취로 음역대를 구분하는데 각 구분에 따른 표기가 있습니다.
혹여,'황태중임남' 보다 '궁상각치우'가 기억나신다면 오래 전 잘못 배운 것이더라구요. 도,레,미 에 해당하는 것이 '황태중임남' 이라면 '궁상각치우'는 5성으로 율명과 조합으로 사용되는 개념이었어요. 그래서 현재는 '황태중임남' 율명을 사용하고 있다합니다.
*참고설명 : 국악사전 - 육십조 / 블로그 - 궁상각치우 vs 황태중임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