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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Sep 29. 2022

행여나 이렇게 물으신다면...

글쓰기.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나요?


나는요 글을 쓸 때

그런 상상을 해요.


우리집에 손님을 초대했다는 상상.


제목을 보고 손님이 우리집에 들어오면

손님 손을 잡고 

내가

집 구경을 시켜주는 거예요.


여기는 현관이고요,

여기는 거실

여기가 주방

여기는 서재....


집 소개를 할 때엔,

동선이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어야 해요.


1층 갔다 3층 가고 3층 갔다 다시 1층 오고

그러면 안 되거든요.


우아하고 품위 있는 호스트가 되어서

적절한 시점에 차도 한잔 내오고

적당한 위치에 매력적인 오브제도 놓아두고.


집 소개를 할 때엔 딱 하나만 생각해요.

손님이 집 구경을 마치고 돌아갈 때

기억했으면 하는 한 가지가 뭐지? 


3층 짜리건 

10층 짜리건

어떤 집을 소개해도


결국 상대에게 남길 딱 한 가지 기억을 향해

동선을 짜야해요.


+


어떻게 쓰면 잘 써요? 물으면

내가 참 할 말이 없다.


그걸 알면

내가 지금 이러고 있겠수? 싶다.


그럼에도 

'글'을 중심으로 일을 하고 밥벌이를 하는 내게는

무언가 '뾰족한 수'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친구를 위해


원고를 쓰고 읽으며

습관처럼 하는 

나의 <집 소개 상상병>을 들려주었다.


아, 있었네 내게도.

나름의 직업적 노하우(?) 같은 것이.


친구에게 설명하다

외려

내가 내 말에 위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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