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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잠시만녀 May 02. 2024

알. 테. 쉬. 에 빠지다  2부

중독의 서막.



내 주변만 하더라도 알. 테. 쉬. 를 모르는 사람은 찾기 힘들 정도였다.
다들 한 번씩 사보고 베스트와 워스트 후기를 서로 공유했다.








2부. "적당히 필요한 것만 사자."





    물건이 도착하려면  2-3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그사이참지 못하고 나는 또 알. 테. 쉬.  앱접속하여 나에게 왠지 다 필요할 것 같은 물건들을 주문했다. $1  달러도 안 되는 물건들이 우후죽순 올라왔다. 이벤트까지 떠서 궁금증을 유발하니 한참 들여다보다, 결국 셋 중에 어느 앱에서 무엇을 주문했었는지 헷갈려 받아보기 전까지는 기억도 나지 않았다.

   "뭐 더라? 이건 뭐였지?" 하면서도 즐겁게 언박싱하고 있는 내 모습은 어엿한 호구 아닌가. 옛말에 늦게 배운 도둑이 날 새는 줄 모른다 했다. 엊그제는 쇼핑 중독 초기였다면 중기로 레벨 업 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괜~찮은 물건을 집에 들이기 위하여 아끼고 근검 절약하던 나를 일면식 없는 이놈의 개발자가 마치 내 머릿속에 들어와 뇌를 조정하듯 소비심리를 기가 막히게 이용한다. 이쯤 되니 알. 테. 쉬.  창업자는 천재이거나 너드쯤 되지 않을까 짐작해 보며 구글링 해 . 아무튼,

   내 주변만 하더라도 알. 테. 쉬. 를 모르는 사람은 찾기 힘들 정도다. 다들 한 번씩 사보고 베스트와 워스트 후기를 서로 공유했다. 지인 중 한 분은 미국 슈퍼볼 시즌 때 중간 광고에서 테무 광고 CM송이 나와 자신도 모르게 딸과 따라 부르기까지 했단다.


"Shop like a billionaire  Temu- 테무 테무" 

이러면서 말이다. '오로나민 C~ 손이 가요 손이 가~ ,  토레타가 좋다~ ' 이런 느낌? 일 것이다. 나도 모르게 입안각인돼버린 로고송. 본인도 황당했는지 나와의 통화에서 고해하듯 말해 박장대소했지만 너무나 공감이 되었다. 그 와중에 노랫소리가 귀 주변과 혀끝에서 맴돌았으니.  막연히 걱정이 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전화를 끊고 뒤돌아선 나는 어느새 의미 없는 구경을 또 해댔다.


    그저 그런 중국 앱이라 생각하고 우습게 보았다가는 큰코다친다. 나는 아마존 프라임을 사용한 지  년 정도 되었는데 필요한 물건을 다음날 바로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었다. 미국의 쿠팡이라 보면 되겠다. 아마존은 없는 게 없어 만족스러웠지만 금액은 그렇게 만족스럽진 않았다. 의외로 택스와 물건값이 저렴하진 않다.


    적당히 쓰다 버릴 만큼의 가치를 가진 중국 물건이 미국의 연말 블랙 프라이데이 시즌보다 저렴한 금액이라면 '내일 당장 받지 못해도 조금 기다려 보겠다.' 하는 소비자가 전 세계로 본다면 엄청난 수 아니겠나. 그들은 각자  나라의 단골 쇼핑 플랫폼에서 로그아웃하고 기약 없이 떠나 언제 다시 돌아올지 아무도 모른다. 나도 기에서 쇼핑을 하다 보니 확실히 아마존에는 잘 들어가지 않게 되었다.


한국의 다이소와 비슷한 미국의 달러트리 Doller tree 이곳도 조악한 물건이 많다.  코로나 시즌 때 $1에서 $1.25로 올랐다. 급하게 물건이 필요한 상황이나 위험 요소가 있거나 혹은 정말로 제대로 된 걸 사야 될 경우는 로컬 샵에 가서 해결했고  그 외에는 중국앱 쇼핑하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다.






    2주 , 3주 뒤 연달아 기다리던 택배가 왔다. 먼 길을 비행기 타고 온 하얀 택배 봉투가 우체국을 통해 일주일에  꼴로 배달되었다. 우리 집뿐만이 아니라 근처 타운 내 다른 집 문 앞에도 중국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오렌지색 테이프가 붙여진 택배봉투가 집 앞에 던져져 배달되어 있었다. '다들 내 맘 같구나.'




중국 상품들이 미국에 2-3주 내로 우체국을 통해 도착한다.



    아마 미국 우체국은 중국에서 들어오는 택배 물량이 확 늘어나 몸살을 앓을 것이 틀림없다. 앱들이 상위에 링크되어 있고 미국인들의 많은 쇼핑 후기와 사진이 있어 추정이 가능하다. 중국 핑 앱은 이렇게 매섭도록 빠르게 미국과 세계를 점령하고 있었다. 어쩌면 틱톡처럼 알테쉬도 미국에서 차단해버지리 않을까?라는 생각도 한다.


    처음에는 부피가 작았지만 갈수록 물건의 크기와 카테고리 다양해져 갔다. 바코드가 붙은 봉투와 던져서 찌그러진 박스가 내가 주문한 적 없어 보이는 생소한 물건들과 함께 봉투에서 우르르 쏟아진다. 


한 계절이 지나면 그 계절에 필요한 값싼 물건을 두루두루 주문했다. 원예와 그림에 관련된 물건은 이미 충분했기에 앱을 삭제하고 더 이상의 쇼핑을 끝냈어도 문제가 없었다. 차라리 전부 불량이거나 실패했다면 그쯤에서 끝냈을지도 모른다. 

리턴을 하기에도 너무 저렴해서 애매했다.

'적당히 필요한 것만 사자' 매번 상기했지만 장바구니에 채운 물건들이 당장 압도적이라 다짐정수리 끝에서 기화되었다. 이것저것  장바구니에 넣고 금액이 훌쩍 넘어가면 '이 정도는 싸니까' 혹은 '무료배송 맞춰야 하니까' 하며 합리화했다.

6개월이 지날 즈음엔 말할 필요도 없이 거의 중독 말기가 되어 틈날 때 오늘의 날씨 보듯, 카카오 메신저 확인 하듯 잠시라도 들어가 전체 물건을 정찰했다. 주말에는 시간도둑에 자괴감이 들었다. 그래서 하루 이틀 일부러 버티고 접속하지 않은 적도 있었지만, 중독은 제어가 안 되는 나쁜 습관 아닌가. '또 뭐 볼 것 있나~' 무심한듯한 왼쪽 엄지가 꼼지락 거리며 결국 나흘을 채 넘기지 못했. 적당히 필요한 것만 이란건 없었다.



Made in China 메이드인 차이나. 이제는 고유명사 처럼 되어 알테쉬 물건에 마치 상표처럼 바코드와 함께 붙어있다.
몇년후에는 알테쉬 도 틱톡처럼 미국에서 퇴출 시킬까?






To be continued



3부 환경 파괴 하시는 중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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