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겪은 뻔fun한 담당자
2017년 어느정도 회사에서 커리어를 충분히 쌓았다고 생각했지만
거듭되는 브랜드 공채 불합격에 무던해진 마음이 가득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자리는 브랜드를 겉도는 애매한 소속이었나보다.
매장 현장에서 판매/ 고객CS/ 업무 병행으로 육체적 노동이 강했고, 어디에 하소연할 곳도 없었다.
사무직 담당자에게 호소를 하면 "네네~ 다 그렇죠~허허" 영혼없는 대답이 돌아왔다.
주위 지인들은 내가 하는 일을 단순히 " 아~ 그거 백화점에서 옷파는거잖아~?!"
취급받는 직업으로 인식이 뿌리깊게 심어져 있었지만 나는 브랜드의 일원으로 매일 새로운 옷을
고객분들께 소개하는 강한 자긍심으로 가득했다.
그리하여, 딱 이번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정말 열과성을 다해 근무경력을 채웠고,
자기소개 및 입사 후 포부를 쓰고 읽고 고쳐보며 접수를 하였지만,
별다른 반전 없이 또 다시 불합격-!
이유라도 알고 싶었다. 왜 서류통과 조차도 힘든건지 궁금했다. 회사 담당자도 모호한 대답만 내세웠다.
그래서 이듬해 여름 퇴사하고 15일간의 길고 긴 휴가를 떠났다.
해마다 여름휴가는 해외로 고집한 이유는 회사에서 연락이 와도 갈 수 없다는 장점이였다.
(로밍따위 절대 하지 않는다는 걸 이미 매장 직원들은 알고 있었음)
무엇보다 1년을 일한 나에게 주는 4박5일 (초기엔 고작 2박3일이였다)은 뜻깊게 계획하고
가족여권 만료전 10개국을 꼭 찍자는 목표가 컸다.
여행일정을 소화하면서도 머릿속에 놓지 못한 끈이 하나 있었다.
오지 않을 것 같던 한국으로 돌아갈 일정은 다가왔고, 휴대폰을 재부팅 했다.
부재중 10통.. 카톡 100여통?!
그 내용을 보자니 회사에서 재입사 권유였다.
앞으로 내가 어떤 직책을 담당했으면 하는 내용+ 연봉인상 달콤한 제안이였고, 퇴사 준비를 제대로 하기 위해
다시 조직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3년 후 쌓아놓은 퇴직금과 앞으로 신청가능한 실업급여 보장 금액으로 졸업했다.
회사가 쉽게 내어줄 리가 없었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내 상식에 어긋난 담당자의 행동에 더욱 화가났다.
3년전 재입사 권유로 근무했고, 한달전 해고예정 통지서 라는 문서를 가지고 권한을 행사하더니
급여일이 지나도 입금이 되지 않았다.
감정으로 호소도 해 보았다. 치사하지만 그래야헸다. 3년간 현장에서 일만 했는데,
정작 사무직이라 본인은 모른다며 떠넘기기식으로 나오는 담당자의 뻔fun함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두 아이의 아버지라는 사람이 이렇게 사회에서 책임감 없이 일할 수 있는 걸까? 그래도 월급은 받겠지.
나중을 대비해 작성해 놓은 진성서를 노동청에 제출했다.
심사가 나오는 주간에도 담당자는 진행상황, 급여지급예정 등 일절 연락조차 없었고, 심지어
생계지원금 신청 조차도 못해주겠다고 했다.(완전한 퇴사처리가 안되서 애매모호했던 찰나)
노동청에 신고해도 출석해서 명명백백히 이야기 하겠다던 담당자는 돌연 태도를 바꾸고
천사같은 조용한 어조로 신고 취하를 부탁했고, 급여지급이 확인 되면 하겠다고 말했다.
얼마나 급했고, 얼마나 일머리가 안되서 였을까? 담당자와 통화 후
이사님이 약간 짜증섞인 말투로 취하하면 준다는 식으로 전화가 왔고,
이성적으로 단호하게 내가 원하는 요구조건 충족 후에 하겠다고 전달드렸다.
그렇게 며칠 뒤, 일부 입금확인이 되었지만 전액 확인이 아니라 취하할 수 없다고 했더니
"아..그러세요.. 며칠뒤에 입금될거예요~그러니 제발 취하좀..부탁드릴께요~"
무례함이 하늘을 찌르는 상황인데, 전혀 상대에 대해 미안함은 없고, 본인 요구조건만 말하고 있었다.
이렇게 까지 하고 싶지 않았는데 그동안 신념가지고 다닌 내 회사의 민낯을 마주하고 나니
더더욱 조직생활을 떠나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 몇일만에 지급될 급여로 한달을 끌어가는 동안
타인의 계획 또한 무한대로 딜레이 되고 있었다는 회사의 무례함 나만 느끼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