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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 폴리 아

분노와 상징, 세간이란

by 물가

극장에서 조커를 보고

오래간만에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조커: 폴리 아 되는 현재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영화 중 하나이다

확실히 지난 조커를 기대하고 간 관객에게는 당황스러울 수 있는 영화였다.

나 또한 기대와는 달랐지만 그 다름이 주는 묵직한 타격이 있었다.


조카.jpg 출처 : 워너브라더스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app=desktop&v=5jKxSmqWyP8


우선 지난 조커를 돌이켜보자


매혹적인 악당이 있다.

그는 분명 악인이지만 우리는 그의 삶의 디테일들을 알고 있다.

그것이 묘한 이해를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개개인마다의 차이가 있겠지만

사회 속에 속해 살아가며 손톱만큼의 분노와 앙금이 없는 사람을 찾아볼 수 있을까?

조커는 무척이나 섬세하게 벼려진 완성도와 묘사로 징벌과 폭력의 줄다리기를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완전한 선과 악보다는 모호한 악의와 선의가 더 잦은 곳이다.

분노와 슬픔 한주먹씩은 가지고 있지 않은가?

그것이 조커라는 캐릭터가 마음을 파고드는 공간이 아닐까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캐릭터에 애정을 가지기 시작하면 자꾸만 면죄부를 주고 싶어 진다.

모든 타인이 동등하지 않기에

실제 일상에서도 그렇다

친구의 연애고민을 들으면 아 그 애가 나쁜 x네라고 하게 되지만

입장을 바꿔서는 친구가 나쁜 x수도 있는 경우가 상당수니까,


다시 돌아와서 그렇게 우리는 조커라는 캐릭터와 그 작품의 뛰어난 완성도에 푹 빠져들었다.



이어서 폴리아 되를 이야기해 보자


(스포주의)


조커.jpg



폴리 아 되, 는 마치 처음 만나는 사람이라는 듯한 표정으로 관객을 바라보는 듯하다.

중후반까지의 이야기는 대략적으로 아서플렉이 조커를 끄집어내는 과정과, 그 안에서 리에게 깊이 빠져드는 과정,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대중과 재판상황이 서서히 고조된다.


이것은 정체성에 관한 문제이다.

변호사는 그에게 조커를 부정하고 아프고 나약한, 상처받은 아서플렉임을 인정하라고 한다.

동시에 세상은 조커에게 열광하고 사랑한다. 그는 조커의 모습을 다시 꺼내 보이는 듯 하지만

모든 것이 무너지고 남은 것은 마른 몸의 아서플렉뿐


뮤지컬 스타일이 차용된 부분은 그렇게 많지는 않다. 그리고 꽤나 담백하게 녹아든 편이라고 나는 느낀다.

특히 장면이 전환이(그리고 음악의 시작점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느끼는데 말하듯 읊조리며 시작하는 넘버가

자연스럽게 문을 열고 환상의 공간으로 연결하는 듯한 몇몇 장면이 좋았다.


사실 나도 조커를 바랐다, 1편의 조커에 열광했었기에 조커의 이야기를 기다렸던 내게

폴리아 되는 기대와는 다른 영화였다. 그렇지만 그 다름이 취향에 맞았으며,

극 안의 대중과도 같았던 나의 기대를 까발리며 오히려 영화가 나를 관통한 듯한 기분을 받았다.


모든 영화가 그러하듯 누군가의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지점이 아주 작게라도 있다.

정체성과 자아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있는 이에게, 타인의 애정을 갈구했던 이에게 이 영화는

분명히 다가갈 여지가 있다. 다만 조커 첫 편을 기대하고 가진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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