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엇과도 비교하지 않고,
무엇이 옳고 그르다는 판단도 하지 않고,
이러면 어쩌나 저러면 어쩌나 염려도 하지 않는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인 것으로 인정하고
그 상태임을 신뢰할 때
저는 그때가 정말 진정해지는 순간인 것 같습니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을 때에도
장단점을 따지고 비교 판단해서 선택을 하기보다는,
(장단점을 따지다 보면, 어느 쪽이든 경우의 수는 다 있기 마련이지요.)
그냥 하고 싶다는 그 상태를 그대로 인정합니다.
누군가, 무엇인가를 좋아하는 것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글을 쓰고 싶지만 그걸로 뭘 할 자신은 없고.
돈을 벌고 싶지만, 잘 되지 않으면 어쩌나 싶어 섣불리 뛰어들지 않습니다.
사랑하고 싶지만, 상처받는 것이 그저 싫어서 마음을 아낍니다.
필요한 곳 어디에든 기꺼이 쓰이고 싶지만
어느새 다른 이의 시선과 평가가 두려워 멈추기 일쑤입니다.
앞에도 뒤에도 서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도망갈 구멍을 만들어 놓고
발 한쪽은 들여놓을 듯하면서도
다른 한 발은 내어놓고 있지요.
사람에게도, 일에게도, 시간에게도, 공간에게도
과연 내가 진정했던 순간은 얼마나 되었을까요?
그걸 왜 하고 싶냐고 물어본다면,
'그냥 하고 싶으니까'라고 말하겠습니다.
아니, '내가 하겠다고 선택한 거야.'라고 말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