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크리스마스, 그리고 내 생일.
아이들에게 편지는 없냐고 섭섭한 티를 내곤 한다.
남자아이들이 그려려니 하면서도,
때마다 써야 하니 겨우 몇 줄 적어 온 카드와 편지를 볼 때면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어버이날에는 6학년 둘째 아들에게, 그야말로 감사로 물들어 있는 정성스러운 편지를 받았다. 읽을 때마다 눈물샘을 자극하는 감동적인 편지를.
이번에 셋째 딸아이의 생일 편지를 마음을 표현하는 글로 적어보자 싶었던 것이, 아마 지난 어버이날에 받은 편지의 영향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지금껏 내가 아이들에게 정성스레 편지를 써 본 일도 없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엄마는 투정으로 편지를 받아내려고 했고,
아이들은 편지 달라 떼쓰지 않고도
엄마를 움직였다.
사랑하는 ○○에게
○○야.
엄마가 너를 품에 안게 된 지 벌써 10년이야.
그리고 오늘은 우리 딸이 짜잔~ 하고 그렇게 세상에 온 날이네.
우리 딸, 생일 축하해 ~
사실은 오늘 엄마에게 더 특별한 날이야.
○○가 우리 가족에게 와 줬다는 사실 하나로
우리 가족 모두가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을 받은 날이거든.
○○야. 엄마가 시간이 지날수록 많이 느끼는 건데
엄마가 많이 서툴러.
어쩌면 우리 ○○보다도 훨씬 더.
마음만 앞서고 표현을 잘 못할 때도 많고
또 때때로 감정이 먼저 나오기도 해.
그런데 그런 엄마를 우리 ○○는 항상 넓게 풀어 줘.
○○야, 엄마가 힘들어 보일 때 그 작은 손으로 무엇이라도 해 주려고 하고, 또 그 작은 어깨를 내어주고, "나한테 기대"라고 말해줘서 고마워.
"엄마, 나 행복해"라는 말로 엄마에게 인생을 알게 해 줘서 고마워.
"엄마가 최고야"라고 말해줘서(물론, 때로는 영혼 없이 하는 말로 들리기도 하지만), 무조건적인 사랑을 느끼게 해 줘서 너무너무 고마워.
눈 맞추고, 웃고, 말하고, 안아주는 너를 보며
엄마는 사랑도 삶도, 모든 걸 다시 배워.
○○야
엄마는 네가스 급하지 않게, 천천히 자랐으면 좋겠어.
그리고 네가 네 모습 그대로 살 수 있도록,
엄마는 그런 너를 지키기 위해, 더 단단하고 크고 멋지게 있을 거야.
사랑해. 우리 딸~
매 순간 고맙고,
암마는 너'라는 존재에 참 많이 감사해.
다시 한번 생긴 출연 해 딸.
2025.5.20
○○의 아홉 번째 생일은 맞아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