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지만, 우리 집 안은 조용하다.
운이 좋은 건지, 올 추석 당일이 근무일이라 나는 꼼짝없이 출근이다.
긴 연휴에 남편과 아이들은 느지막이 시댁으로 떠났다.
비록 출근은 해야 하지만, 명절에 집에 혼자 있다니…
참으려 해도 자꾸 웃음이 새어 나온다. 이렇게 편안하고 한가한 추석이 또 언제였던가.
그런데 퇴근 후, 드라마를 정주행 하던 중 마음 한 구석이 문득 무거워진다.
‘행동, 비행동, 끝!’ — 요즘 내 삶의 모토다.
일단 행동! 책상 앞에 앉는다.
마음을 먹은 지 얼마나 됐다고, 또 며칠이나 글을 쓰지 않았다.
‘한 줄이라도 쓰자.’
자판을 두드리니 한 줄은 무난히 쓸 수 있을 것 같다.
거기다 지금, 무려 몇 줄째인가.
글을 쓰다 보면 결국 내가 요즘 붙잡고 있는 생각들이 드러난다.
요즘 드라마를 보며 그런 생각을 곧잘 한다.
우리가 ‘배려’나 ‘이타심’ 같은 말을 앞세우지 않고,
그냥 자신의 마음을 그대로 표현한다면 어떨까.
드라마 속 복잡한 오해 관계나 꼬인 감정들,
우리 일상의 가벼운 소통까지 —
어쩌면 이런 솔직함이, 조금은 장황하게 말하자면, 세계 평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나에게는 문득문득 떠오르는 사람들이 참 많다.
지인들, 지난 인연, 가깝거나 먼 사람들.
그들의 안부를 묻고 싶은 순간이 올 때마다, 나는 주저한다.
그들의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갑자기 연락하면 이상하게 생각할까 봐.
지금은 바쁠 때일 테니까.
혹은 ‘조금 더 적당한 때’를 재느라, 결국 아무 행동도 하지 않은 채 흘려보낸다.
나는 그게 배려라고, 예의라고 생각하려 하지만 —
사실은 좋게 보이고 싶은 마음, 다르게 대우받고 싶지 않은 두려움이다.
내가 어떻게 취급당할까를 염려하지 않고,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을 한다면 어떨까.
상대가 나의 요청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그저 이 마음 또한 나의 중심에서 비롯된 것임을 인정한다면.
어쩌면 우리는 조금 더 가볍게, 자유롭게
통화 버튼을 누를 수 있지 않을까.
#추석 #연휴 #혼자있는시간 #생각많은밤 #머뭇거림 #관계에대하여 #에세이 #일상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