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살아야 할까"에 대한 짧은 회신

당신안에 있는 소중한 마음

by 서아

스레드에는 일기장의 작은 조각을 보는듯한 글들이 참 많다. 홍수처럼 이어지는 조용한 듯 간절한 진심들 사이에서, 내 시야에 유독 꽂히는 한 줄이 있었다.


"꼭 살아야 할까"


이미 많은 사람들의 글이 달려 있었고, 정확히 어떤 상황에서 적힌 글인지 깊게 들여다보지는 못했다. 괜히 마음이 놀란 채로 댓글창을 눌러 급히 "살아야 해, 어떻게든.."이라는 말을 남기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결국 그 한 줄이 며칠 동안 내 마음을 떠다녔다.


우리가 이런 질문을 할 때에는 그 말이 스스로에게 향한 질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에게 도움을 요청한 말인지 먼저 구분해야 한다. 또, 이미 어떤 행동을 결정한 상태에서 나온 말인지도 함께 보아야 한다.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도 이 구분은 반드시 필요하다.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경우라면 늦지 않게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나 역시 "꼭 살아야 할까"라는 생각이 '툭'하고 흘러나올 때가 있다. 이제는 괜찮아진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에 생각이 천으로 뒤덮이듯 머릿속 시야를 잠시 흐리게 만든다. 비관해서라기보다, 정말 답을 알고 싶어서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생각. 마치 불길 속에서 비틀거리며 튀어 오르는 하얀 잿가루처럼.


하지만 질문에 대한 '온전한 답'은 아마도 내 수명을 다 채운 문턱에서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해의 여부보다 마음으로 '툭'하고 닿는 깨달음, 그것은 시간과 경험이 쌓여야만 도착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요즘의 나는 그런 답을 찾아가는 과정의 한가운데 서 있다. 눈을 뜨면 "아, 내가 아직 할 수 있는, 혹은 해야 하는 무언가가 있구나"라는 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 무언가를 찾다가 좌절하기도 하고, 부풀었던 기대가 푹 꺼지기도 한다. 이러한 날들을 연달아 보내다 보니 신기하게도 어제와 오늘의 마음이 180도 달라지는 순간들을 경험한다. 흔들림은 있지만, 며칠씩 걸리던 회복이 조금씩 빨라지고 있다.


"꼭 살아야 할까" = "이 세상에서 내가 어떤 의미를 가진 사람인지 알고 싶다"


아직은 그 의미를 모를 수 있다. 하지만 의미를 몰라 괴로운 마음은, 그만큼 간절히 알고 싶다는 마음이 살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존재를 관통하는 본질적인 질문은 답을 찾기까지 누구에게나 혼란스럽고 힘들다. 그러나 그것은 정말로 소중한 마음이다.


나로서 있을 자리를 찾아가는 작은 힌트를 발견하기 시작하면 혼란은 조금씩 잦아든다. 아주 작은 일이더라도, 거기서부터가 시작이다. 심장이 뛰고 있는 한 내 안의 온기는 어디로든 흘러갈 수 있다. 그리고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세상들이 조금씩 마음에 도착할 것이다.


존재의 의미를 이루는 내면의 층위는 너무 본질적이고 소중해서 모든 조각을 찾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나 역시 아직 그 시간 속을 살고 있다.


그 자리를 찾기까지 많이 아프고, 수없이 눈물을 흘리고, 혼란스럽고, 고독할 것이다. 그러나 인생은 죽음을 향해 주어진 것이 아니라, 사랑을 위해 주어진 것임을, 나는 조심스럽지만 분명하게 전하고 싶다. 마음에 의미들이 전해지면, 이전의 그늘로는 다시 들어갈 수 없게 된다. 그 변화는 거창한 희망처럼 찾아오기보다, 생각보다 천천히 조용하게 스며든다.


누군가가 규정하는 현재의 내 모습은 결과적이고 일시적이며 불안정하다. 무슨 일을 하든 이 삶에서 내 마음이 편하고, 스스로 따뜻하고 밝아질 수 있는 길을 찾아가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이 글을 쓰는 동안, 당신을 떠올리는 마음이 오래 머물렀다. 나의 진심이 아주 조금이라도 당신의 마음에 여유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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