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피터 Jul 17. 2022

Ep 5. 생각 공동체

일부터 벌이기

한때 얕더라도 넓은 인간관계를 지향했다. 관계의 깊이보다는 많은 사람을 알아가는 게 재미있었다. SNS 친구가 늘어나는 게 그저 신났고 다양한 친구들을 태그 해서 스토리를 올리는 게 낙이었던 시절이었다. 조금 지나고 보니 나에게는 'Auto call(부르면 언제든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이 많지 않았다. 숫자로 표현되는 온라인 친구만 많았을 뿐,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친구는 별로 없었던 거다.


이제는 좁더라도 깊은 사람들을 더 만들고 싶다. 물론 기존에 인간관계를 쌓아갈 때보다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그 과정을 감수할 만큼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하다 보면 서로가 빡빡한 스케줄 속에 살아가더라도 필요할 때면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많은 기업들이 충성심 높은 고객을 확보하려고 노력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SBS에서 방영한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도 늘 강조하는 것이 재방문율을 높이는 것 아니겠는가. 10명의 고객이 1번씩 방문하는 가게보다 1명의 고객이 10번 방문하는 곳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한 법이다. 여러 번 방문하는 손님은 주변 사람들을 데려올 수 있으며, 그 자체로 홍보의 자발적 재생산을 이끌어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단골손님은 객관적 시각으로 해당 가게의 일관성을 판단하고 조언할 수 있을 것이다. 단골손님이 가지는 가게에 대한 애정과 기대는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것이다.


지금까지 브런치에 2개의 댓글이 달렸다. 개수로는 적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댓글을 통해 내 글을 읽은 사람들의 생각을 알 수 있고 내가 다시 답글을 다는 과정을 통해 소통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의미 있는 일이었다.


[피터의 브런치]를 읽는 독자들과 보다 많은 소통을 만들어보고자 인스타그램에 @unbounders.club(의미는 다음 글에서 밝히겠다)을 개설했다. 팔로워나 구독자를 늘리려는 의도는 아니다. 글로 담아내지 못하는 러프한 일상이나 생각들을 공유하고, 나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사람들과 아주 작은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어서 만들어봤다. 브런치에 올리는 글도 공유하겠지만, 그보다는 가벼운 이야기들을 함께 전개해보려고 한다.(사실 계획 없이 그냥 해보는 거라 잘 모르겠다)


어쨌든! 핵심 의도는 작은 커뮤니티의 형성이다. 어떤 형태로든 소통을 위한 것이니 관심 있는 분들은 한 번씩 방문해주길 소망한다. 나만의 기록이 아닌, 함께 고민한 흔적을 남길 수 있길 바라며.


* Photograph @henry_graphy

매거진의 이전글 Ep 4. '나'를 알아갈 수 있는 대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