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봄을 기다립니다.
2025년 한국어교육능력검정시험 면접.
최종 불합격이라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발표일은 11월 26일 수요일, 오전 9시.
지난 필기시험 합격자 발표 때는 9시 정각에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합격 메시지가 도착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습니다.
‘설마……’
아이들을 하교시키고, 합격자 발표 홈페이지에 접속했습니다.
로그인을 하고, 해당 시험을 선택한 뒤
생년월일을 입력해 결과를 확인했습니다.
불합격.
두 글자, '합격'이 아니었습니다.
낯설지 않은 단어였지만, 오랜만에 다시 마주하니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9시에 문자가 오지 않았던 게
어쩌면 이미 결과를 말해주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년 가까이 준비한 시험이었습니다.
긴 호흡이 필요한 시험이라
중간중간 흔들릴 때마다
스스로를 격려하며 ‘합격할 거야’라고 믿고,
그 믿음으로 글도 써가며 스스로를 다독여 왔습니다.
그래서 더 아쉬웠습니다.
마지막 관문인 면접까지 마친 상황이었기에
최종 합격에 대한 기대를 품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결과를 마주하자
자연스레 원인 분석 모드가 켜졌습니다.
‘어떤 부분이 부족했을까.’
‘다음엔 어떻게 보완해야 할까.’
머릿속에 질문이 꼬리를 물고 돌기 시작했습니다.
어깨는 툭 떨어졌고, 입꼬리는 내려갔습니다.
후… 흠…
한숨 같기도, 탄식 같기도 한 소리들이
입 밖이 아닌 가슴 속에서 맴돌았습니다.
차마 소리로 내지도 못했습니다.
‘면접은 큰 결격 사유만 없으면 합격할 수도 있다’는 기대는
어쩌면 오산이었습니다.
좀 더 정제된 표현,
채점 기준에 맞춘 핵심 단어와 구조적인 답변이 필요했던 시험이었구나 싶었습니다.
시험 전략 자체가 빗나갔던 셈입니다.
필기시험이나 한국어교원양성과정에 비해
면접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편이다 보니
확신을 가지기가 어려운 시험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감사한 건,
필기 시험 결과는 2년간 유효하다는 점입니다.
2026년 하반기, 저는 다시 면접을 보게 될 예정입니다.
그런데 솔직한 제 마음은요,
지금은 다시 보고 싶지 않습니다.
불합격한 시험을 또 마주하고 싶지 않고,
합격이 보장되는 것도 아닌데 왜 다시 봐야 하나 싶어
괜히 입이 튀어나옵니다.
지금은 충전이 필요한 듯 합니다.
조금 쉬고,
기분도 회복하고 나서
내가 다시 이 길을 걷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려 합니다.
내년, 봄꽃이 피고
햇살이 다시 따뜻해지는 시기가 오면
그때 다시 생각해보겠습니다.
지금은 잠시 멈춰서
제 마음을 보듬고 쉬어가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