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철학자 장자크 루소가 그의 저서 에밀에서 인생이 짧다고 느끼는 이유에 대해 썼다.
'인생이 짧다는 것은 살고 있는 시간이 짧다기보다는 그 시간 동안에 참다운 인생을 맛볼 수 없다는 의미다. 죽는 순간과 태어나는 순간과의 사이가 아무리 길어도 소용없다. 그 여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하면 인생은 짧은 것이다.'
나는 인생이 매우 짧다고 느낀다. 루소의 말을 빌리면 인생의 참다운 맛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타이탄아룸은 꽃의 생에서 참다운 맛을 본 것 같다. 이는 꽃이 지는 것을 보고 내가 느낀 것이다.
꽃 한 송이를 피우기 위해 7년 동안 땅속 알뿌리에 영양분을 저장해 온 타이탄아룸. 꽃으로 사는 기간은 딱 2일뿐이다. 시체 썩는 냄새를 풍기며 수분을 끝낸 이 꽃은 질 때 찌지직 소리를 내면서 옆으로 넘어진다. 툭 꺾여 미련 없이 땅으로 떨어져 내린다.
타이탄아룸꽃은 진다고 하기보다 미련 없이 다음 길을 찾아 떠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세상에서 가장 큰 꽃을 피웠기 때문일까. 미련 없이 악취를 풍겨봤기 때문일까.
난 세상에서 가장 큰 꽃을 피우고 싶지 않다. 어떤 강렬한 냄새를 풍기고 싶지도 않다. 그렇지만 인생의 참다운 맛을 느끼고 싶다. 그러면 내가 느끼고 싶은 인생의 참다운 맛은 어떤 것인가.
할까 말까 생각만 하다가 그만 둔 것이 많다. 그러니 이룬 것도 없다. 요샌 아무것도 못 해보고 이 세상 떠나게 될 것 같아 조바심이 난다.
그러니 내게 인생의 참다운 맛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다. 성공하던 실패하던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하고 싶은 것기 위해 도전할 때 루소가 말한 여백을 메울 수 있기에.
생태공예힐링핼퍼 1호 / 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