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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할수 Jan 27. 2023

[ 100-87] 난방비 폭탄과 가성비

웜셰어(OFF&GO)

많은 사람들이 난방비 폭탄을 맞았다는 기사와 전기 요금마저 오른다는 뉴스를 읽는데 한 기사가 눈에 띄었다.


일본의 한 도시와 그 지역 대형 쇼핑몰이 제휴한 '웜 셰어(OFF&GO)' 운동이 큰 호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웜셰어(OFF&GO)의 뜻은 전기를 끄고 오라는 뜻이다. 시내 가장 큰 상업 시설에서 쇼핑을 하지 않더라도 몸을 녹이며 쉴 수 있는 큰 휴식 공간을 마련했다. 주로 1인 가구 고령자들이 낮에 이곳을 찾아 책을 읽기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데 쇼핑몰 측에서 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특별 쿠폰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난방비로 인한 걱정이 많은 1인 가구 노인들에겐 참 좋은 프로그램이다. 특히 혼자 사는 노인의 경우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도 되어주니 일석이조다. 우리나라 시골에는 곳곳에 마을회관이 있고 도시에도 아파트나 동네마다 경로당이 있어 노인들은 계절에 관계없이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에 모여 놀기도 하고 점심 식사도 같이 만들어 먹기도 한다. 웜셰어라고 이름 붙이지 않았지만 이게 바로 웜셰어다.


그런데 어디에나 몸이 불편한데 경제적 상황마저 안 좋아 바깥출입을 못하는 노인들이 있다. 이런 노인들은 여름엔 더 덥게 겨울엔 더 춥게 지내게 된다. 정부에서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 난방비를 지원한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우리 가족은 추위에 강하다. 난방비를 아까기 위해 보일러를 최소한으로 틀어놓고 살았기 때문인지 체질적으로 그런지는 모르겠다. 나는 방바닥이 따뜻한 것을 좋아하지만 방 안 공기는 서늘한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올겨울에는 가스보일러를 더 많이 사용하기로 했다. 이젠 나이 탓인지 추운 게 싫어졌기 때문이다. 또 집안이 추우면 몸이 움츠려 들어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기 때문이다. 난방비를 더 내는 대신 집안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더 많이 하기로 했다. 말하자면 더 내는 난방비만큼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하면서 난방비의 가성비를 높이기로 했다. 이달 난방비가 더 나왔지만 따뜻하게 지냈고 나를 위해 투자했다 생각하니,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생태공예힐링핼퍼 1호/ 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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