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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할수 Feb 22. 2024

녹색동물, 식물에겐  앞뒤가 없다

폭발적인 진화를 읽고

 "동물과 식물의 다른 점이 뭡니까?"란 질문에 폭발적인 진화의 저자 사라시나 이사오는 앞뒤의 유무라고 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동물은 움직이고 식물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과는 매우 다른 관점이다. 누가 봐도 동물에겐  분명하게 구별할 수 있는 앞뒤가 있다. 하지만 식물을 아무리 살펴봐도  앞뒤를 구별할 수 없다. 저자는 앞뒤로 동물과 식물을 구별하는 방법을 어떻게 생각해 냈을까? 아마도  동물과 식물을 수없이 관찰했기 때문 일 것이다.


나는 식물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배웠다. 하지만 요즘엔 식물이 움직인다고 하는데 이견이 없는 것 같다. 녹색동물이란 타이틀의 EBS 다큐가 있다. 이 다큐에서는 식물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여준다. 식물이 녹색의 움직이는 생명체니까 녹색동물이라 한 것이다. 식물이 동물의 한 부류라는 것이다. 이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상식을 뒤엎는다.


식물은 뿌리를 땅 속에 박고 산다. 그래서 스스로 뿌리를 빼서 옮겨갈 수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식물은 움직이지 못한다고 했다. 식물은 가지나 줄기와 뿌리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아주 천천히 움직이기 때문에 우리가 알아차릴 수 없다. 도꼬마리와 도깨비바늘은 씨앗에 갈고리를 만들어 동물의 털이나 사람의 옷에 붙어서 이동한다.  이 두 식물처럼  이동하는 식물이 많다. 이들 식물들이 이동하는 방식은 우리가 말을 타고 이동하는 것과 다를 바가 있는가?  단풍나무는 씨앗에 날개를,  민들레는 갓털을 만들어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간다. 이는 우리가 열기구와 행글라이더와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것과 진배없다. 이 식물들만이 아니라 모든 식물은 씨앗을 멀리 떠나보낼 갖가지 이동 수단을 만든다. 이런 사실을 볼 때 식물이 도구를 만들지 못한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다시 말하면 식물은 도구를 만들 줄 아는 생명체이다. 이전엔 식물의 움직임을 움직임으로 보지 않았고 이동을 이동으로 보지 않았다.


나는 식물이 도구를 만들어 사용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기 훨씬 이전부터. 나의 이런 생각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시각을 조금 달리하면 식물이 움직이는 것이 보이고 이동하는 것이 보인다. 식물이 만든 도구가 보인다.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키우고 싶다.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려면 아는 것이 많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생각을 바꾼다. 어떤 일이든 한 번 뒤집어 볼 줄만 알아도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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