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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정보 회사가 '독서 이벤트'에 내 책을 선정했다.

숲이 내게 걸어온 말들

by 할수 최정희

며칠 전 우연히 이 기사를 읽고 놀랐다.


결혼정보 회사 '가연'에서 작년 10월, 도서 이벤트'를 했다.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신청한 사람들을 추첨해서 5명에게 책을 선물로 주는 행사였다. 가연이 이 행사를 위해 선정한 책 다섯 권 중 하나가 내 책 '숲이 내게 걸어온 말들'이다. 이 사실만 해도 놀랍고 기쁜데, 내가 더 놀란 것은 나머지 책 중의 하나가 '정년이'라서다. 정년이와 나란히 있는 내 책을 보자, '내가 책을 잘 쓰긴 썼나 보다.'란 생각이 들었다.


출처: 뉴스퀘스트


정년이는 작년에 방영된 인기 드라마로 육이오 이후 소리를 해서 부자가 되려 여성국극단에 들어온 목포 출신 소리 천재 윤정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나는 티빙에서 이 드라마를 보았다. 김태리가 주인공 정년이 역을 맡았다. 정년이 엄마는 문소리였다. 여기 출연한 배우들은 명창에게 소리를 몇 년간 배웠다고 한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배운 소리를 얼마나 잘하는지,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또 드라마 스토리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심심해서 뭐 볼 것 없나 하는 사람, 혹은 한번 실컷 울고 싶은 이에게 이 드라마를 권해주고 싶다. 준비물은 손수건이다. 이 드라마가 눈물을 쏙 빼놓을 수 있다.



이 드라마의 원작은 여성국극단을 소재로 한 최초의 웹툰이었다. 웹툰이었던 정년이는 인기 드라마가 되었다가 또 책이 되었다. 기업에서 도서 이벤트를 할 때 이런 유명한 책을 선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내 책' 숲이 내게 걸어온 말들'을 선정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란 생각이 든다. 세상 사람들 중에 나라는 존재를 아는 사람이 몇 명 되지 않는다. 더구나 내가 책을 썼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더 적다. 가연에서 일하는 사람이 어떻게 내 책의 존재를 알게 되었을까 궁금하다.



결혼정보 회사 가연이 도서 이벤트를 하려고 책을 선정할 때 젊은 사람들이 읽으면 도움이 될 책을 선정했을 것이다. 더불어 가연의 이미지를 좋게 하려는 목적도 있었을 것이다. 가연이 이 목적에 내 책이 맞아떨어진다 생각해서 선정했을 것이다.


세상에는 이름난 사람들이 쓴 유명한 책도 많고 많은데 말이다. 책 정년이 옆에 내 책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내 글을 인정해 주는 사람이 있어서 기쁘다. 글로써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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