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반에서 문집을 만들다

내 안의 오래된 말들

by 할수 최정희


작년 12월 중순에 한글 문해반 겨울방학을 했다.

이때 '내 안의 오래된 말들' 문집을 노인 교육생들에게 나눠주었다.

이 문집은 작년 한 해 동안 썼던 글을 담당 복지사 선생님이 문집으로 만든 것이다.


이 얇은 문집을 만드는데 2년이 걸렸다. 이 분들이 자신의 생애나 마음을 글로 쓰고 싶다고 말을 했지만, 꼭 해야겠다는 마음이 있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사실 늦은 나이에 배운 글로 읽고 뜻을 알기도 벅찬데. 직접 글을 쓸 수 있다는 생각은 꿈에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어쨌든 글을 쓸 수 있게 하고 싶었다.

작년에는 그분들이 하는 말을 내가 글로 옮겨 적었다. 내가 옮겨 적은 글을 그분들에게 읽어주면 어떻게 이렇게 내 마음을 그대로 썼느냐며 놀라고 내가 겪은 일을 어떻게 그대로 썼느냐며 또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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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분들이 두서없이 말한 것을 정리한 것뿐이다. 노인교육생들이 내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또 내가 글로 옮겨 쓴 것을 읽어 줄 때 그분들은 또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 이 문집이 나눠준 날, 내가 읽고 교욱생들이 따라 읽었다. 이때 교육생들은 자신의 글을 읽을 때 눈물을 흘렸고 다른 분들도 같이 울었다.


내가 힘든 줄 알았는데,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이 있다며, 나는 부모를 원망했는데 그것만 해도 감사하다고 했다. 한 사람은 아버지 묘가 어디 있는지만 알아도 복이다. 하면서 나는 아버지 묘가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가보고 싶어도 못 간다며 울었다.


이 문집의 글은 그분들이 말하고 내가 그것을 글로 옮기고 이것을 그분들이 보고 옮겨 적었다. 그리고 여백에 그림을 그렸다. 이분들은 모두 생전 처음 그림을 그려본다고 하면서 어떻게 그리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려놓고 보니 참 예뼜다.


내년 연말에는 직접 이런 글을 쓸 수 있게 해 보자며 목표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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