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남자가 America's Got Talent라는 프로그램에 나와서 노래를 불렀는데 관객을, 심사위원을 울렸다. 그리고 나도 울었다 그가 부른 노래가사는 가정에 대한 한 남자의 애절한 사연의 내용이었다.
우리 남자들은 부인과 자식들이 있는 가정을 돌보기 위해 갖은 애를 쓴다. 때로는 지친 몸을 일으켜 세워 새벽어둠을 헤치고 일터로 나선다. 자고 있는 아내와 어린애들이 깰까 봐 발 뒷굽치를 추켜올리고 조심스럽게 집을 나서기도 한다. 아내와 자식들이 늘 먼저다.
일류대학을 마치고 대기업에 취업하여 슈트 차림에 자가용을 몰고 빌딩숲으로 출퇴근하는 남자가 과연 몇 퍼센트나 될까?
대부분의 남자들은 오늘도 공장으로, 공사현장으로, 논밭으로, 바다로 돈을 벌기 위해 가족을 뒤로하고 일터를 찾는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날 전신주에 올라 종일 내 몸을 매달린체 작업을 하고 있는 남자를 보고있노라면 화롯불위에 올려져 있는 꼬치와도 같다.
어떤 이는 30층 아파트 공사 현장에 올라가 시멘트를 붓고 철근을 동여매는 일을 한다. 조그마한 실수도 허락지 않는 곡예사와 같은 삶의 연속이다
철공소에서, 조선소에서 일하는 남자들은 불꽃에 자신의 영혼을 태우고 있다.
힘들고 괴롭지만 가족을 위한 일이라면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고 또 마다하지 않는단다. 수십 년을 열악한 환경에서 버텨낸 남자들의 얼굴을 보라. 깊게 페인 주름은 세월의 흔적이다. 소나무 껍질같이 거친 손은 남자들이 그동안 살아온 이력서다. 철공소에서 일하다 망치에 얻어맞아 터지고 깨진 상처 투성이의 손가락들 그리고 손등과 팔에는 불에 데인 자국들 뿐이니 이 모두가 그들의 훈장이다.
그럼에도 남자들은 꼭 지켜야 할 다짐이 있다. 어떤 경우에도 눈물을 흘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나를 의지하고 나만처다보고 있는 가족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다.
어느 남자가 직장에서 은퇴하고 가정으로 돌아오니 돈도 벌어오지 않는다고 부인이 이혼장을 눈앞에 들이 내미는 것에 인생이 너무 허무 하다고 울고 있는 모습을 T.V. 에서 본 적이 있다. 지금껏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산 죄밖에 없다면서 자신의 처지를 억울해하는 모습은 오늘 나를 울린 America's Got Talent에 출연하여 노래를 부른 그 남자와 오버랩된다.
무책임하고 방탕한 남자들도 극소수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용광로에 쇳물처럼 자신을 녹여내고 있단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다. 그렇게 태어났단다. 지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고 보호해야 하는 게 남자들이 태어날대부터 부여받은 임무란다.
나는 미국에서 살다가 30년 만에 내 친척을 만났다. 지금은 어엿한 회사 사장이다. 살고 있는 아파트는 삐가뻔적하고 타고 다닌 자동차도 고급이다. 운도 좋았고 재능도 있어 그이의 인생이 꽃길만 걸어왔다고 생각했다. 술이 거나하게 오르니 과거 슬픈 역사를 끄집어낸다
사업이 잘 안 되어 부모에게, 친척들에게 도움의 손을 내밀어 보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쳐다보지도 않터란다. 부인은 끼니를 걱정해야 하고 남편은 자신이 수면 아래로 서서히 침몰해 가는 모습을 보고서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생을 정리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던 순간이 있었다는 말을 들을 때에는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남자들은 괴로워도 괴롭다는 말을 입밖으로 꺼낼줄을 모른단다. 그저 속으로만 조용히 삵힌단다. 가족들에게 나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기 때문이지. 남자들의 삶이 그러하단다. 어려울 땐 모든 것이 내 책임이고 내 탓이다.
어느 날 화려하게 다시 일어서면 주위에서 나를 대단하다고 칭찬들을 한다. 그러나 남자들은 이 모든 게 뒤에서 나를 믿고 묵묵히 지켜봐 준 아내의 덕택이라고 공을 가족들에게 넘긴다.
남자는 지난날들의 힘들었던 과거를 증오하지도 않는다. 태어나서부터 도전과 모험을 체득하였고 이들이 밑거름 되어 오늘의 영광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엇을 바라거나 기대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한 가족이었고, 서로 의지하였고, 서로 믿고, 기다려 주었고, 사랑했다는 것만 알아줬으면 한다.
America's Got Talent에 나와서 어느 노인이 불렀던 노래가사 내용이다.
I built our home with bleeding hands
Laid it's bricks with love and plan
나는 손에 피가 나도록 열심히 가정을 꾸려왔고
내가 쌓아올린 벽돌 한 장 한 장에는 사랑과 과 커다란 계획이 담겨 있었단다.
You are my light.
My reasod why now i just talk to an empty sky
너는 나의 희망이었는데 오늘 나는 이렇게 허공에다 얘기하고 있구나
I'm still waiting at the door.
Where your laughter lived before
나는 너와 함께 웃고 살았던 그곳 문지방에 서서 너를 기다리고 있단다.
Every night I whisper low
Come back home don’t le me go
But silence is all I know
밤마다 조용한 목소리로 읊조린다. 집으로 돌아와 다오. 나를 홀로 남겨두지 마오. 그러나 아무런 대답이 없는 고요함뿐이다.
You wore your cap. I fixed your tie
Watched you chase your dreams and fly
I gave wings, I stayed behind
너가 모자를 뒤집어쓰면 나는 너의 넥타이를 바로 잡아주곤 했지. 그리고 너가 꿈을 쫓아 훨훨 나는 것을 지켜 보았지. 너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나서 이렇게 홀로 남아있단다.
But now you’re gone and so is time
I am still waiting at the door
Where your footsteps touch the floor
이제는 너도 떠나버렸고 세월도 흘렀지만 너가 들락 거렸던 집 문설주에 서서 이렇게 너를 기다리고 있단다
Even pain begins to fade
But the love it always stays
Still alone, still afraid
괴로움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사랑하는 내 마음은 변치 않았단다. 여전히 외롭고 두렵다
I don’t need much, just one more day
To hear your call, to hear you say that I remember who you are
나는 많은 것을 원하지도 않아, 단 하루라도 좋아 너가 나한테 전화해서 너가 내 새끼라는 것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싶을 뿐이야
But wishes don’t go that far
희망이 없는 것은 아냐
So I sing here on this stage
Old and tired, full of ache
Not for gold, not for fame
Just to call out your name
Still waiting, still the same
비록 나이가 들었고 지쳐있고 아픔이 많지만
여기에 나와 노래를 부르고 있단다.
돈을 위한 것도, 명예를 위한 것도 아니란다.
너의 이름을 불러보기 위해서란다
아직도 기다리고 있어 나는 아무것도 변한 게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