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세상 읽기
한국은 우수한 이공계 학생들의 의대 쏠림이 워낙 심한데 그 이유가 높은 급여와 평생 직장이라는 두 가지 측면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궁금해집니다.
과연 한국 의대 졸업 후의 삶과 미국에서 잘 정착해서 fund manager로서 삶을 살아 가는 경우를 비교할 때 어떤 인생이 우리 아이에게 나을지 말이죠.
정성적 요인과 만족도는 주관적이다 보니 이 비교에서는 제외하고, 해당 인생경로의 보편적 career path를 가정해서 구간별 평균급여 확인해서 이걸로 추정하는 식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제 추정이 맞고 틀리고는 저 역시 확신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궁금증으로 확인가능한 데이터를 최대한 이용한 예상이라고 이해 부탁 드려요.
사실 사회에 첫 발 내딛는 아이들한테,
"너희 인생은 앞으로 이럴 것이고 결국 이렇게 끝날 거에요.“
라고 얘기한다는 건 말도 안되는 얘기죠. 인생의 시작과 끝이 이렇게 정해져서 움직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한, 그 수많은 변수를 평균화 하고 일반화 하는 건 사실상 개개인의 인생이 갖는 어쩌면 소중한 작은 차이를 부인하는 것일 겁니다. 그리고, 이런 예상 역시 과거의 데이터 즉, 과거의 기록에 따른 통계적 예측일 뿐이겠죠.
가장 중요한 건 미래는 항상 변화합니다.
그럼에도 이런 비교를 해 보는 이유는,
‘아, 인생 커리어를 이런 방향으로 가져가면 이런 결과를 만들어 낼 수도 있겠구나..’라는 것을 이해하고 최선을 준비해 보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비교가 우리 아이의 미래를 어떻게 그려가는 게 좋을지라는 측면에서 조금은 참고가 될 겁니다.
이 비교를 해 본 결과, 가장 중요한 건 우리 아이를 부모님들 역시 정말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우리 아이를 이해하는 순간에 있어서는 욕심이 절대 앞서면 안된다는 것도 말이죠.
매번 이런 판단의 순간에서는 정말 냉정해야 합니다.
한국의대 졸업 후 평생 기대수입은 77억
의대를 입학해서 10년 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페이닥터 5년 정도를 하면서 경력을 쌓고, 35세부터 개원을 하는 게 한국에서의 일반 의사 career path로 보입니다.
의사를 하는 장점은 법적정년 60세 이상으로도 일할 수 있다는 것인데 65세 이상도 이론적으로는 일할 수 있지만 대개는 65세 전후에서 자발적 퇴직하는 게 일반적이므로 30년을 근로기간으로 봤습니다.
2020년 발표된 의사 평균수입이 2.3억이라고 합니다.
물가인상률 감안하면 지금은 평균 2.5억 수준은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해서 평생 기대소득을 계산해 보면 대략 75~80억 정도가 나옵니다.
매년의 물가상승률은 일단 무시하고 지금 기준에서의 현재 가치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미국MBA 졸업 후 미국 Fund Manager로서 평생 기대수입은 88억+alpha
보통 미국 뉴욕을 근거지로 하는 fund manager 초봉은 15만불에서 20만불 수준으로 나타납니다. 대략 4년에 평균치 17.5만불을 기준으로 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직장경력 4~5년이 쌓이면 해당 업계에서는 대개 MBA 2년을 다녀오면서 경력 Jump-up을 하니 이때 학비 22만불이 빠질 거구요. 그럼 4년간 모은 돈으로 MBA 다니는 셈이므로 결국 MBA 졸업 후부터 본격적으로 벌기 시작한다고 봐야 할 겁니다.
MBA 졸업 후 평균 시작급여는 23.5만불입니다. 이건 와튼스쿨에서 발표한 MBA 졸업자 평균연봉 수치를 참고했습니다.
미국은 정년 개념 없고 철저히 실적으로 움직입니다.
때문에, 이 일이 본인 적성에 정말 잘 맞아야 할 것 같습니다. 네트워킹 잘 하고 본인 실력 관리 매년 잘 하면서 업계에서 평판 유지할 수 있는 자질이 있는 경우라면 도전해 볼만 합니다.
그럼 대략 31살에 MBA 졸업하고 32살부터 60세까지 28년 가량 일한다고 보면 됩니다.
이 경우 6.6백만불을 최소한의 평생 기대수입으로 볼 수 있습니다. 원화로 환산하면 대략 88억입니다.
최소로 본 이유는 한국의 직장급여와 많이 다른 성과급 방식 때문입니다.
Junior PM (Portforlio Manager)인 경우는 연봉 개념으로 급여 지불이 되지만, PM으로 올라가서 담당 펀드를 운영하기 시작하면 성과급 형식으로 바뀌는데 본인 성과급 계약에 따라 천차만별로 움직이게 됩니다. 예를 들어, Quora에 글을 올린 Fund manager의 경우는 운용 펀드 규모가 3천만불인데 발생 수익의 20% 계약이라서 15% 수익 발생한 해에 90만불을 성과급으로 가져 가게 된 모양입니다. 반대의 경우도 물론 있을 수 있을 겁니다.
해서, Fund manager의 길을 걸어가는 분은 본인이 운용하는 자금 규모를 키우는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경력을 쌓을 겁니다. 주변 지인이 미국 Fund manager로서 운용자금 규모가 Billion 달러 수준으로 엄청나다는 말씀하실 때는 감이 없었는데, 그 분 수입도 엄청나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칩니다.
반면, 펀드 운용 과정에서 손실이 생기는 경우가 누적되면 보통은 이직을 해야 할 겁니다. 한 번 정도는 같은 업계에서 규모를 축소해서 이직하는 게 가능할 것이고, 만회가 되면 거기서 살아남는 거지만, 그렇지 않으면 업종을 바꿔야 할 겁니다.
두 가지의 다른 인생방향을 비교해 보니 극과 극입니다.
한국에서의 의사는 수입도 만족스럽고 65세 정도까지 어느 정도는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것도 매력입니다.
반면, 미국에서 fund manager로서 길을 걸어가는 것은 평생의 기대소득 수준은 한국의사보다 월등 많아 보이지만 한국인이 얘기하는 직업의 안정성 개념은 아예 없어 보입니다. 철저하게 실적 기준으로 움직이고 매순간 천당과 지옥을 오갈 게 분명해 보입니다. 그래서, 정년없이 본인들이 벌고 싶은 돈 벌면 손털고 떠나는 Job Market으로 보입니다. 진정한 High Risk High Return입니다.
둘째 아이는 졸업 후 골드만 삭스에 선배들이 많이 진출하니 그곳에서 일할 생각을 하더군요. 그래서,
“이런 fund manager의 길을 가고 깊은 거야?”라고 물었습니다.
“아직은 잘 모르겠어...”
사실 그때를 가 보지도 않고 어떻게 벌써 알겠습니까?
졸업하려면 아직도 한참 남았는데 그때의 미래가 지금과 달리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아무도 모르는데 말이죠.
삼촌도 사회생활 정점도 찍어 보셨지만 사촌동생 사위가 미국에서 펀드 매니져로 받는 연봉에 놀라는 걸 보면, 미국에서의 성공은 한국과는 느낌이 많이 다른 거 같긴 하군요.
"연봉이 내가 받던 연봉에 공이 뒤에 두개가 더 붙더라. 나도 놀랐다."
둘째 사촌동생이 서울대 의대를 졸업해서 의사를 하는데도 그 비교를 하면서 놀라워 하시는 거면 진심 놀람이겠죠.
하긴 펀드 규모가 Billion 달러 수준이면 대단하긴 합니다.
그래서, 한국만 너무 바라보지 마세요.
의대는 어찌보면 끝물일 수 있어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간의 AI 경쟁이 치열해 지면 의료 서비스에 자문영역은 AI로 대부분 해결이 될 겁니다. 그럼 남는 건 시술, 수술을 할 수 있는 의료서비스만 남게 될 거에요.
"한국은 이제 60년대생이 은퇴 중이라 앞으로 몇 십년은 의료업계도 호황이다.“라고 얘기하시지만 모든 의료부문이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아이의 적성과 성향을 잘 이해하고 있어 보세요.
조금은 안정적으로 가는 길을 선호한다면 의사로서의 삶도 그럼에도 좋을 수 있긴 하죠.
짧아져도 수술, 시술을 할 수 있는 과라면 괜찮습니다.
그렇지 않은 과라면 신중해 지셔야 할 듯 합니다.
그리고, 매번 도전하면서 이루는 성취를 즐기고, 사람과의 네트워킹과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즐기는 아이라면 미국에서 Fund Manager로서의 삶도 좋아 보입니다.
[References]
https://blog.naver.com/kim_family_1004/223082838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