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애들 둘을 해외 대학으로 모두 보낼 계획은 애초에는 전혀 없었습니다.
첫 해외주재하고 한국으로 귀임한 후 큰 애가 경원중학교 적응에 애를 먹는 바람에 다시 해외 주재원으로 나가게 되면서 애들 대학은 보내야 하다 보니 방법을 찾다 최선으로 찾은 게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되어 버린 셈입니다. 그래도, 둘째가 재정지원 (Financial Aid)을 받는 조건으로 노틀데임 대학에 합격해 준 건 정말 고마워하는 부분입니다. 재정지원 없이 미국대학 졸업한 분들을 주변에서 보면 애들을 대학에 보내는 지금까지도 본인 대출금 상환을 하는 모습을 보니 첫 단추가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큰 애는 일본에서 와세다 대학을 졸업하면 다시 한국에서 취업을 할 거로 보이니 저희 근처에서 살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지만, 둘째 녀석은 미국 노틀데임 대학 진학도 하기 전에,
"저는 미국에서 살 거에요."라고 얘기 꺼내니 마음 한 켠으로는 둥지를 떠나보내는 이제 막 날개짓 하는 아기 새를 바라보는 어미 새의 맘이라고 할까요.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는 응원해 줘야 하겠지만, 자주 보기 힘들겠다라는 아쉬움이 교차하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둘째가 저렇게 얘기 꺼내는 이유도 어찌보면 저희 부부가 해외주재원 생활에 동경을 갖고 애들 데리고 해외 생활을 10년 이상 한 영향이겠죠. 한국을 떠나 해외생활 하면서, 한국보다 해외에 절친이 많고, 한국보다 그런 절친들과의 생활문화가 익숙해져 버린 둘째를 뭐라고 할 수 없겠죠. 그런 절친과 선후배가 사는 모습을 보면서 미국 삶의 동경을 갖고 하는 얘기이니 말이죠. 결국은 저희 부부 탓입니다.
마음도 복잡한데, 미국에서 시민권자가 아닌 외국학생이 정착한다는 게 알면 알수록 쉽지가 않습니다.
학교에서 학점 잘 따고 졸업하는 거는 기본이고, 미국 정착이라는 과제를 놓고, 미리 준비하고, 챙겨야 할 일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웬만한 미국기업에 취업도 어렵고, 경기변동이 있을 때마다 잘 살아 남는 것도 쉽지 않네요. 한국과 달리 미국은 인력해고가 자유롭습니다.
거기에, 비자 절차를 잘 거쳐 Green Card를 받는다는 것도 참 어렵습니다.
한국은 학연, 지연, 혈연보다 본인의 실력검증을 갖고 성장하는 사람을 존중하지만, 미국은 의외인게 본인이 탁월한 실력도 있어야 하지만, 그런 학연, 지연을 만들어 내고, 그런 네트워크 속에서 인정받는 사람을 존중합니다.
혼자서는 큰 일을 해 낼 수 없다는 철학이 있나 봅니다. 이런 부분도 한국과 너무 다르구요.
그럼에도, 도전은 도전으로서 가치가 항상 있죠.
작은 실패를 반복하더라도, 결론이 성공이면 그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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