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공부할 때 '벼락치기' 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벼락치기란 평소에는 공부하지 않고 있다가 시험이 닥쳐오면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여 밤새서 공부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이런 벼락치기는 공부한 즉시, 일시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인 학습으로는 좋지 않다.
'금방 기억한 것은 금방 잊어먹게 된다' 는 말이 있는데 실제 벼락치기 식의 공부는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학습했던 내용을 금방 잊어버리게 된다.
(에빙하우스 망각곡선, 출처: 티스토리)
학습에 관해 자주보는 그래프로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이 있다. 우리가 처음 100을 학습했다면 불과 1시간이 지나면 배웠던 것의 절반 이상을 까먹고 일주일이 지나면 25%밖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벼락치기는 여기에 기억저장에 필요한 수면 과정까지 삭제해버렸으니 망각율이 더욱 심할 것이다.
학습양이 많고 장기적인 학습일수록 간격 학습이 효과적이다.
학습 양이 많을수록, 또 장기적으로 해야 하는 학습일수록 간격학습이 효과적이다. 그 이유는 간격 학습이야말로 사람의 머릿속에 오래 기억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간격 학습은 어떤 면에서 효과적일까?
1.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습관화된 일을 중요하게 여기고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원시시대 사람의 생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바로 식량이었다. 식량 공급이 불규칙적일 경우 사람은 사냥이나 약탈 등 위험한 일에 매달릴 수 밖에 없었고 생존율도 크게 떨어졌다.
그래서 일정한 시간이나 장소에서 안정적인 식량 확보가 가능해질 경우 사람 뇌는 이를 굉장히 중요한 것으로 여겨 필수적으로 기억할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서 반복적인 행동을 통해 습관이란게 생겼고 우리 뇌는 습관을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여겨 오랫동안 기억하게 되었다.
이는 학습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한번에 몰아서 공부하는 것보다 꾸준한 간격으로 반복 학습을 하게 되면 우리 뇌는 무의식적으로 이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같은 내용이라도 더 잘 기억하게 되는 것이다.
2. 오래 기억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간격과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 뇌는 수면하는 동안 그날 있었던 일을 떠올리고 그 중 중요한 일은 장기기억 속에 저장하는 경향이 있다. 즉 충분한 수면은 의미없는 시간이 아니라 학습에 있어서 꼭 필요한 과정인 것이다. 학습 양이 많을수록 매일 조금씩 분산학습을 하며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면 머릿속에 장기 저장하기가 수월할 것이다.
한편으로 한 분야를 단기간 내에 집중학습을 할 경우 학습의 간섭 현상이 일어난다. 기존 기억된 지식이 새로 입력되는 지식에 방해를 주는 것을 순행간섭이라고 하고 새로 입력된 지식이 기존 지식에 방해를 주는 것을 역행간섭이라고 한다.
학습의 간섭 현상은 기존 지식과 새로 배우는 지식이 비슷할수록 더 활발하게 일어난다. 즉 영어를 집중학습한답시고 literal(문자의), literary(문학의), literate(읽고 쓸 줄 아는)를 한꺼번에 외우려 할 경우 기억의 간섭현상이 일어나 헷갈리게 되어 오히려 학습이 더 비효율적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식의 공부보다는 매일 하루 목표치 단어를 설정해 확실히 장기기억 속에 저장해두고 다시 새 단어를 접하는 것이 훨씬 낫다.
3. 간격 학습은 복습 효과와 좋은 학업 정서에도 영향을 준다.
간격학습은 복습의 효과도 줄 수 있다. 우리가 하루만에 300쪽 책 한권을 다 읽고 다시 보지 않는 경우와 매일 50쪽씩 읽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후자의 경우 여섯차례나 책을 다시 접하게 되는데 이 경우 이전 읽었던 내용이 생각이 나지 않거나 새로 접하는 내용과의 연결성을 위해 무심코 우리는 이전 내용을 되짚어 보게 된다. 즉 자연스럽게 다섯차례 복습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간격학습은 학습정서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계속 먹으면 물리듯이 한 분야의 학습도 단기간 계속 진행하면 지루하고 답답한 정서를 가지게 된다. 반면 간격학습은 매일 조금씩 분량의 목표를 설정하기 때문에 목표달성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또 우리는 목표를 달성할 때 도파민 분비를 통해 해냈다는 쾌감도 맛보게 된다.
영어 7시간 목표는 맛볼 수 있는 쾌감이 하나 밖에 없지만 수학 2시간 영어 2시간 국어 2시간 한국사 1시간은 맛볼 수 있는 쾌감이 무려 4개나 된다. 영양학적으로도 편식보다는 골고루가 나은데 이는 학습에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간격학습의 효과, 출처 : 에이블에듀테크)
위의 그래프에서 보듯 꾸준한 반복, 간격 학습은 기억의 망각곡선을 크게 상향시켰다.
학습에는 100% 왕도는 없지만 항상 효율적인 방법은 존재한다. 학습에 신경을 써야하는 학생일수록 학습방법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