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폰에서 전화번호 마져 삭제된 딸입니다

by 소소한 특별함

아들의 퇴소식에 다녀오곤 몸살이 제대로 걸렸다.


그게 뭐라고.....


2주 추가 교육을 받기위해 논산훈련소에서 타지역으로 이동했다.

훈련병으로 교육받던 6주동안 연락하기를 아꼈던 아들이기에 2주 동안을 지내며 연락할 거란 생각은 진즉 하지 않았다.

그런데 뜻밖의 전화가 너무도 빨리 걸려왔다.


"엄마 토욜에 면회 된다는데 엄마 올 수 있어?"

"......음........"

"아들은 엄마가 못가게되면 어떨거 같어?"

"음 난 상관없어"

"엄마가 다음 날 시험이 있어. 그래서 시간이 되지않을것 같어..."


표현을 아끼는 아들이기에 전화건 아들의 마음이 어떨지를 생각하지 안갈 수가 없다.

나의 상황이 그렇다 한들 나 역시 후회로 남을 것 같아 간다는 연락을 다시 취했다.

언제인지 알 수 없지만 내게는 혼자 남은 쓸쓸함이 몸 구석구석 박혀있다.

모두가 가족들을 만나러 나간 생활관에서 아들이 혼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더욱더 가야할 것 같다. 물론 MZ 세대 아들은 아닐 수 있겠지만 부모 마음이 어디 그런가....


잠시 엄마를 모시고 갈까 생각을 해본다.

퇴소식에 함께 갈까 하는 마음을 내었지만 엄마는 전화를 받지 않으셨다.

다음 날 논산훈련소에 막 도착했을 무렵 전화가 걸려왔다.


누군지 몰라 안받았다고.

(어머니!!)

1번이였으면 보이스피싱 정도로 넘겼을 엄마임을 알기에 여러 번 한 결과이다.

다음 날 메모해 둔 수첩에서 찾아 나인걸 알았다고.

나는 어느 사이 엄마 폰에서 전화번호 마져 삭제된 딸이였다.


이번 면회도 엄마 모시고 가는거 오지랖으로 넘겨야겠다.

기껏 마음 내어놓고 마주하면 받을 상처를 아직 받아낼 힘이없다.

자대배치가 명확해지면 그때 애지중지하는 큰 딸이랑 다녀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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