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 대한 염려

by 소소한 특별함
딸의 시댁에 가져갈 최고로 좋은 참외를 고르기 위해 심사숙고했을 살뜰한 그 마음이 이제야 느껴지는 것만 같다. 당신을 위해서 허튼 돈 한 번을 쓰는 걸 보여주지 않던 살림꾼이었단 걸 잘 알기에 그때 그 참외 한 박스가 얼마나 귀한 마음이었을지 선명히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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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참외를 귀하게 나누고 싶어, 특별히 더 좋은 참외를 고던 그 여름 내 어머니의 마음결만큼이나 예쁜 '소만'의 계절이다.

김윤선, 오늘부터 채식주의 중에서

작가는 부재로 '소만과 참외'에 대하여 썼다. 24절기를 주제로 과일과 어머니의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먹는것에 관심도가 낮은 나는 여름에 수박, 겨울에 귤을 맛보는 정도여도 충분했다.

지금은 챙겨먹으려 공을 들이고 있지만 먹지않을 때가 더 많다.


어떤 과일 좋아하세요?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참 어렵다.

계절은 어떤 계절이 좋은지, 음식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아직 알지 못한다.

계절은 바뀌고 있으니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고, 음식은 끼니를 때우는 정도면 충분하다.


갑자기 웃음이 난다.

나의 어머니는 어떤 과일을 좋아하는지 알지 못한다.

그런데 엄마인 내가 자식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아들 역시 있으면 먹고, 없으면 굳이 먹지 않아도 되는 나를 빼닮았다.

어쩌면 내 안의 나에게 가로막혀 주변의 것들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닐까 싶어진다.


아, 생각났다.

엄마는 감을 좋아하신다.

언제나 껍질을 까지 않고 드셨다.

물만 묻혀 씻었다는 느낌만을 주는 감을 통째 먹는 것이 나는 참 싫었는데 그렇다고 직접 까서 먹는 수고로움은 하기싫어 언제나 먹지않는 것을 택했다.


가을에 감이 많이 나오기 시작하면 5개 묶음으로 1개 씩 파는 과일을 볼 때면 내가 엄마를 생각했음이 이제서야 떠오른다. 아이 면회가느라 사두었던 감이 아직 냉장고 안에 있는데...

엄마에 대한 원망을 한 껏 쏟아냈더니 죄를 지은 느낌이다.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상처가 되는 것은 원인이 나일까? 아니면 상대방일까?


올 가을 나의 어머니는 감을 잘 챙겨서 드셨을까?


생전하지 않던 엄마에 대한 염려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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