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게으름 피운 죄책감
아침 9시 30분 요가 수업에 참여할 계획을 가지고 잠이 들었다.
알람은 6시 50분에 맞춘 상태였지만 눈을 뜨니 9시 30분이다.
알람을 듣지도 못하고 이렇게까지 잘 수가 있는지 깜짝 놀랐다.
그 사이 앞니가 빠지는 꿈의 여운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을 보면 나는 지금 엄청 불안한 상태임이 분명하다.
오후에 하기로 했던 일들과 순서를 바꿔야 했다.
한껏 게으름을 피우다 오후 4시 무렵이 되면서 바빠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몸의 움직임이 빠르다기보다 마음만 바빴다.
그렇게 오후 6시 30분 요가를 가기 위해 대문을 나섰다.
하루 종일 게으름을 피운 죄책감(?)으로 마음이 무겁다.
문 밖을 나서며 엄마의 말이 종일 내 귓가에 있었음을 확인한다.
'그게 뭐 대수라고 여태도 그러고 있어!
남들은 1주일 만에도 나가서 잘도 일하더라!
넌 왜 유난이야!'
갑상선암 수술을 하고 한 달 무렵쯤 지나 찾아온 엄마가 건네는 말이었다.
아픈 것도 죄가 되는 상황이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일을 하지 않고 있을 때면 죄를 짓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요가수업을 하는데 호흡에서 편안함을 찾을 수 없더니, 동작을 하면서도 중심을 잡지 못하고 계속 흔들렸다. 열심히 따라 하고 있었지만 몸과 마음이 분리되어 집중이 되지 않고 있음이다.
호흡 속에 'here and now' 되뇌었다.
그때 하지 못한 말을 나는 지금 하려고 한다.
"엄마, 그보다 많이 아팠니? 가 먼저 아니에요!
그건 남들이고요.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몸) 상태예요
제가 엄마한테 수술비를 달래요? 밥을 해달래요?"
조금 쉬어도 돼! 할 수 있지만 그러기엔 귓가에 남아있는 죄스러움으로 나는 불안하다.
대문 밖에서 혹여 누가 볼까 싶어 고개를 푹 숙여 걷고 있던 오늘의 나에게 이제는 그러지 말라고 위로를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