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글쓰기 반환점에서

'엄마'에 담긴 애잔함

by 소소한 특별함

'엄마'


누구에게나 눈물짓게 하는 단어.

내겐 참 애잔함이 깔려있는 단어.


애증의 관계로 똘똘 뭉친 나의 마음을 풀어보고자 글을 써야지 다짐한 것은 3년 전쯤으로 기억된다.

지인들에게 간단한 에피소드를 풀면 모두가 이해가 안 된다는 말로 통일되었고, 책으로 쓰면 베스트셀러겠다는 형식적인(?) 인사를 많이 들었다.


2024년 가을 무렵 나는 브런치스토리 작가등록을 하였다.

블로그에서 써지지 않는 엄마의 이야기를 조금은 선별이 가능한 브런치스토리에서는 작성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2025년 11월 책과 강연 글쓰기 프로젝트 백일백장을 시작하였다.

여전히 작동하는 마음의 방어기제로 엄마와의 관계에 대한 글쓰기는 쉽지 않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해내리라 나름의 장치를 설치하였지만 참 어렵다.

연로하신 엄마는 분명 이유에 불과할 것이다. 내 마음속의 응어리가 엄마로 인해 커졌다는 생각으로 내 마음 편하자고 글쓰기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좀 더 솔직한 표현일 것이다.

엄마의 이야기는 결국 나의 이야기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나의 방어기제는 거기서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물리적 시간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나는 글을 쓰기가 되지 않는다.

백일백장은 반환점을 도는 시점이지만 처음 시작했을 때처럼 엄마의 얘기가 생각처럼 쌓이지 않는다.

에피소드별 목차도 작성해 보았지만 계획대로 단 한편도 완성되지 않았다.

백일백장인 만큼 100일 종료되는 시점에는 100편 글이 쌓여있을 거라 기대했던 나의 글은 아직 10편도 쌓이지 않았다. 여전히 뱅뱅돌고만 있다.

laptop-4906312_640.jpg 사진 : 픽사베이

그러나 매일글쓰기를 50일가량 이어오며 변화된 모습도 있다.

그 사이 글로는 어려웠지만 머릿속으로는 너무도 많은 이야기들을 써내고 있었다. 그 결과 과거의 시간에서 너무도 오래 머물러 있음이 객관화되었다. 어린아이의 시선에게 무섭게 느껴지던 나의 엄마는 이제 파파할머니가 된 지 오래전이다. 그만큼 기력도 힘도 없어진 것이다. 반대로 나는 10대, 20대를 지나, 나의 아이가 20대가 될 만큼 시간이 훌쩍 지났다. 엄마의 원망을 채우기 시작한 그때로부터 시간이 너무도 많이 지났다.

나는 그 누구보다 행복하길, 그 행복함으로 매일매일 웃음 가득하길 너무도 간절히 바란다.

가장 밑바닥에 엄마에 대한 원망이 켜켜이 쌓여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고 믿었던 것들이 오류였음을, 그것은 나로부터 시작되었음을, 그래서 이제는 떨쳐내도 충분한 힘이 생겼음을, 더 이상 엄마의 눈빛을 무섭다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힘이 내 안에 생긴 것이다.


앞으로 나의 할 일은 생각에 멈추지 않고, 말로만 열거하지 않고, 글로 남기며 숱하게 뻗어있는 잔가지들을 쳐내는 일일 것이다. 이제는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글쓰기가 되기를 바라며, 그렇게 천천히 나의 방어벽을 낮출 수 있다 믿으며 글쓰기를 이어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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