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사랑해!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이었다면

by 소소한 특별함


죽음을 생각하는 세 가지 실천법

첫째, 잠들기 전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이었다면 만족할 수 있는가?' 자문해보기

둘째, 소중한 사람에게 미루지 않고 지금 사랑과 감사를 표현하기.

셋째,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나의 내면이 원하는 일을 하루에 하나씩 해보기

김익한, 원 페이지 인문학 중에서



최고 시청률 19%를 기록하고 있는 kbs '화려한 날들' 드라마가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항상 넥플렉스를 통해 보다 보니 언제 적 드라마인지에 대한 현실감이 낮은 상태에서 오로지 정일우를 보기 위해 택한 드라마였지만 아직도 방영 중인 최신물이다. 보통의 드라마가 그렇듯 16부작일거란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13부 14부가 되도록 하이라이트가 없다는 느낌으로 확인하니 와우 50부작이다. 지금도 이런 드라마가 있구나 하며 재미있게 보는 중이다. 예상했던 하이라이트는 40부가 넘어가면서 하나씩 하나씩 터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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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44부까지 방영되면서 극 중 이지혁(배우 정일우)이 확장성 심근병증 진단을 받았지만 친구인 박성재(배우 윤현민)에게만 비밀을 유지해 달라고 한 상태이다.

고등학생 때 꿈을 향해 유학까지 준비하며 열심히 공부했던 지혁은 가정형편상 꿈이 좌절되면서 경제력 없이는 결혼도 의미가 없다는 자기 생각이 확고하며, 우여곡절을 겪고 재기에 성공한 시점이다. 돈을 벌기 위해 사랑도 개인의 감정도 하다못해 잠자는 시간까지도 포기했던 삶의 시선이 달라지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극 중 이지혁은 죽음을 준비하며 엄청난 것을 하려 하지 않는다. 혼자 준비하는 죽음이기에 그의 눈빛에서 저절로 새어 나오는 삶에 대한 간절함이 더 아프게 다가온다.


아들이 군대 간 지 100일째다.

그 사이 퇴소식과 추가 교육을 받으며 갔던 면회로 2번의 만남이 있었다. 자대배치 이후 매일 저녁이면 핸드폰이 지급된다고 하나 100일 동안 2번의 전화가 전부다. 첫 번째는 훈련소에서 필요하다며 택배를 요청했었고, 다른 한 번은 추가교육을 받으며 면회올 수 있냐고 묻는 게 전부였다.

입대하며 입고 간 옷가지가 택배로 도착할 때도 편지 한 통 없었고, 문자 한 통 없는 아들이 야속했다가도 잘 있으니 다행이지 뭐 하며 위로를 했다가 마음이 그때그때 달라진다.


극 중 이지혁은 심장이식을 기다리기보다 평소처럼 살다 가겠다며 식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려 저녁식사는 꼭 집에 와서 함께한다. 부엌에 있는 부모님의 모습을 너무도 애잔하게 눈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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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선물 같은 오늘을 잘 살자라는 말이 있다.

그건 오늘이 어떤 이벤트가 꼭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 부는 바람의 시원함, 볼 살을 차갑게 스치고 지나는 공기를 느끼는 특별하지 않은 하루일 거란 생각이 든다.

부를 축적한 어떤 이의 마지막 말은 자동차 페라리가 지하 몇 층에 주차되어 있다는 말을 남기지 않는다고 한다. 보통은 미안해... 사랑해....

그 미안함과 사랑함은 일상 속에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말이다.

오늘 내가 일상 속에서 하루가 잘 지났고, 그렇게 다시 내일이 있을 거라 믿으며...


아들이 자라는 동안 직장생활을 한다고 무심했다는 생각이 이제야 들기 시작했다.

그 무심함은 애써 연락하지 않아도 되고, 감정을 느끼기도 전에 감춰야 했던 아이에게 비친 엄마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여 한쪽 마음이 아프다.

이제라도 만회하려 대답 없는 카톡에 열심히 노크를 하는 중이다.

며칠이 되도록 읽지도 않고, 또 어떤 날은 읽씹을 해도 나는 소식을 묻는다.


"오늘은 어땠어?"

"오늘 메뉴는 어떤 거였어?"

"훈련이 고되지는 않았어?"

"춥지는 않고?"

"그래.. 편한 잠자고.."


극 중 이지혁이 일상에서의 평범함을 눈에 가득 담아내듯 아이에게 묻는다.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평범함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이제야 아는 나처럼 아이도 언젠가 그 평범함이 사랑이었음을, 누군가가 소식을 물어봐주는 것이 가장 보통의 날이며,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음을, 언제나 엄마가 옆에서 본인을 응원해주고 있었음을 알거라 믿으며 지치지 않고 계속 보내려 한다.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이었다면 나는 이 말 뿐이다.

"아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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