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일찍 일어날게.
베란다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이 너무 좋아 등을 맡기고 있다.
동뜨기 시작하면서 베란다로 퍼지는 햇살은 앞동의 옆구리 부분에 가려져 잠시 숨었다 모습을 다시 드러낼 때면 베란다 정면으로 비취면서 12시 이후로는 반대쪽인 아이방에서 모습을 비췬다.
잠시후면 사라질 햇살이라 움직임을 최소화하여 커피를 마시며 신문을 보고 있는 중이다.
어느 날 훤히 밝은 늦은 기상을 할 때면 암막커튼으로 실내가 깜깜해 몇 시인지 헷갈린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려 베란다에서 실내로 들어온 화분에게 아침 햇살을 제공해 주지 못함에 괜스레 미안해 허겁지겁 커튼을 걷어낸다.
잎들 사이에서 작은 싹을 띄우다 어느 날 훌쩍 자란 것을 보면 생명의 신비로움은 식물에게도 존재함을 너무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
새싹이 나는 것들에 관심이 가는 나는 어쩔 수 없나 보다. 옆에서 시들어 가는 것에는 그만큼의 관심이 미치지 못한다.
어느 행사장에서 꽃을 활짝 피운채 장신구로 있던 손바닥만 한 작은 화분들이 버려질 거란 얘기를 듣고 집으로 옮겼다. 그 사이 꽃은 시들었고 위로 길게 길게 자리기만 하더니 이제는 서로 뒤엉켜있은지 너무도 오래되었다. 베란다에 있을 때는 죽은 줄 알고 다른 화분에 물을 주었던 물뿌리개에 남아 있던 물을 툭툭 털어내듯 물을 주는 게 전부였다. 겨울 준비로 거실로 옮겨지며 그동안의 무심함을 덜어내기라도 하듯 서로 엉켜있던 줄기들을 모두 잘라내고 뿌리만 남겨두었다. 그 사이로 새싹이 돋기 시작하더니 하루가 멀다 하고 쑥쑥 자라는 중이다.
나 만큼이나 베란다 창으로 비취는 햇살이 좋아 이리도 잘 자라나 싶어 아침저녁 더 관심을 높이며 아침 햇살을 놓침에 내일은 일찍 일어나겠다 다짐을 해본다.
일찍 일어남은 거실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식물을 위한 것인지 나를 위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일찍 일어남을 약속해 본다.